트위터는 왜 갑자기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을까? 임시 CEO를 맡은 잭 도시는 ‘임시’ 역할에 만족할까?
페이스북과 함께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 회사로 꼽히는 트위터가 어수선하다. 최근 실적 부진과 이용자 이탈로 고민에 빠져 있던 트위터는 11일(현지 시각) 딕 코스토로 CEO가 사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사임 D데이는 7월 1일. 하지만 후임 CEO는 발표하지 않은 채 “공동 창업자이자 스퀘어 CEO인 잭 도시가 임시 CEO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궁금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 중 가장 큰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1. 트위터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뭘까?
2. 왜 하필 지금 코스토로의 CEO 사임 사실을 발표했을까?
3. 잭 도시는 ‘임시’ 딱지에 만족할까?
■ 한 때 잘 나가던 코스토로, 결국 좌초
사실상 불명예 퇴진 쪽으로 가닥이 잡히긴 했지만 딕 코스토로가 트위터에 남긴 족적은 적지 않다.
코스토로는 2010년 에반 윌리엄스의 뒤를 이어 트위터 CEO로 취임했다. 당시 트위터는 ‘매출 제로’ 상태였다. 외부에서 평가되는 시가 총액이 10억 달러 내외 정도. 인기 서비스이긴 했지만 돈은 제대로 벌지 못하는 회사였다.
CEO로 취임한 코스토로는 몇 년 사이에 트위터는 매출 수 십억 달러에 시가총액 240억 달러 수준의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2013년엔 기업공개(IPO)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경쟁업체인 페이스북이 승승장구하는 사이에 트위터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
우선 실적이 너무 부진했다. 트위터의 1분기 매출은 4억3천600만달러를 기록, 예상치인 4억5천7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1분기에만1억6천2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당 25센트씩 손실을 낸 셈이다.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용자 수 면에서도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 1분기 트위터의 월간이용자수(MAU)수는 3억200만명이었다. 이용자 수 증가율은 18%로 전분기 20%보다 또 떨어졌다.
반면 한 때 라이벌이었던 페이스북의 월간 이용자 수는 14억 명에 이른다. 게다가 트위터는 올 초에는 사상 처음으로 이용자 증가율 면에서도 페이스북에 뒤지는 수모를 당했다.
멀찍이 떨어져 있던 다른 업체들이 턱밑까지 따라왔다. 사진 공유 사이트인 인스타그램 역시 월간 이용자가 3억 명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트위터가 성장 한계에 달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게 제기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아예 “트위터가 소셜 플랫폼 광고주들에게 4, 5번째로 관심 갖는 플랫폼으로 전락할 때도 머잖았다”고 평가했다.
■ 한 번 쫓겨났던 잭 도시, 중재자 역할 만족할까
딕 코스토로가 올 들어 사임 압박에 시달린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왜 하필 지금이냐?”는 부분에 이르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점 자체가 묘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CEO를 물색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임시 CEO를 영입한 것 자체가 심상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시 CEO인 잭 도시 역시 개인적으로 ‘대권 욕심’이 만만찮은 인물이란 점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외신들도 “왜 하필 지금이냐”는 부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딕 코스토로는 “지난 해 가을부터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것이 올 들어 지난 2월부터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또 “새로운 CEO 물색 작업을 공식 시작하기 전에 (사임 사실을) 발표한 것은 다음 지도자 영입 작업을 투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토로는 특히 “추측과 루머가 회사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으면서 가능한 최상의 후보를 찾기 원한다”고 강조했다.
“왜 하필 지금이냐”는 질문은 자연스럽게 “왜 잭 도시냐?”는 질문과 연결된다.
잭 도시는 2006년 에반 윌리엄스, 비즈 스톤 등과 함께 트위터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그해 5월 트위터의 첫 공식 트윗을 날린 것도 잭 도시였다. 당시 그가 남긴 트윗은 ”just setting up my twttr.”였다.
이후 잭 도시는 자연스럽게 트위터 CEO 직을 맡게 됐다. 하지만 도시는 트위터 CEO 자리를 오래 지키진 못했다. 세련된 리더와는 거리가 멀었던 잭 도시는 2008년 에반 윌리엄스 등에게 사실상 쫓겨났다. 이후 그는 결제 전문업체인 스퀘어를 창업해 재기에 성공했다.
문제는 잭 도시가 CEO 직에서 쫓겨난 뒤에도 여전히 트위터 경영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잭 도시는 2010년 딕 코스토로가 CEO로 임명될 당시 이사회 회장으로 복귀했다.
■ 트위터 대권 이전 작업, 순조롭게 진행될까
임시 CEO로 잭 도시가 임명된 부분이 이례적인 건 그 때문이다. 객관적인 위치에서 후임 CEO 영입 작업을 주도하는 데 적합한 인물인지에 의구심을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잭 도시는 2008년 축출된 이후에도 트위터 정상 자리로 돌아오길 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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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도시와 인터뷰한 비즈니스 인사이더 역시 그 부분에 동의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두 차례나 풀 타임 CEO 자리를 원하냐고 물었지만 ‘아니다’는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CEO 자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트위터의 대권은 누가 차지할까? 상장 이후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페이스북과 같은 변신이 가능할까? 또 강한 야심을 갖고 있는 잭 도시는 임시 CEO에 만족할까? 트위터의 갑작스런 CEO 교체를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