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창작자가 생태계의 중심”...팀 쿡의 리더십

아이튠즈부터 이어진 '상생' 이어간다

홈&모바일입력 :2015/06/09 09:25    수정: 2015/06/09 10:04

이재운 기자
팀 쿡 애플 CEO가 WWDC2015 키노트를 마무리하기 위해 올라온 모습 (사진=씨넷)
팀 쿡 애플 CEO가 WWDC2015 키노트를 마무리하기 위해 올라온 모습 (사진=씨넷)

애플이 WWDC2015 키노트에서 피날레를 장식한 인물로 선택한 이는 의외였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뮤직 서비스 개시를 발표한 뒤 나올 인사로 신인가수 ‘위크엔드(Weeknd)’를 호명했다.

위크엔드는 대중적으로 그리 널리 알려진 가수는 아니다. 1990년생인 그는 2011년 데뷔해 여러 곡을 발표했지만, 지난해 애플 키노트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U2와의 이름값 차이를 생각하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심지어 애플뮤직과 관련된 생태계 전략 공개를 위해 유명 힙합 뮤지션인 드레이크가 무대에 올라왔던 점을 고려하면, 아무리 위크엔드의 신곡을 처음 공개하는 의미가 있었다고 해도, 왜 드레이크가 아닌 위크엔드가 올라왔는지 그저 의아할 따름이다.

애플뮤직의 핫 코너, ‘NEW’

이렇게 된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서 애플뮤직을 소개하던 순간으로 시간을 되돌릴 필요가 있다. 키노트의 마지막을 장식한 애플뮤직 발표 세션에서 시작을 끊은 것은 비츠뮤직의 공동창업자 지미 아이오빈이었다. 그는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음에도 애플뮤직의 다양한 기능을 소개했는데, 이는 애플이 비츠뮤직의 철학과 가치를 보존하고 이어가겠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이어지는 에디 큐 부사장의 발표에서 강조된 것은 바로 ‘NEW’ 기능이다. 이 기능은 주로 신진 뮤지션을 중심으로 새로운 곡을 소개하는 코너다.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으나 큐 부사장이 언급한 바를 고려할 때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신예들의 곡이 주로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스포티파이, 알디오 등 기존 음원 스트리밍 강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를 위해 맞춤형 추천 서비스인 큐레이션 서비스와 더불어 창작자를 지원하는 새로운 모델을 도입한 셈이다.

WWDC 2015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위크엔드 (사진=씨넷)
애플 임원으로서 첫 데뷔 무대를 가진 지미 아이오빈 비츠뮤직 공동창업자 (사진=씨넷)

아이튠즈부터 계속된 창작자 끌어안기

애플은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회사로 복귀한 이후 아이폰과 아이팟에 앞서 아이튠즈로 먼저 혁신을 가져왔다. 특히 매출의 30%만 애플이 갖고 70%를 창작자(정확히는 에이전트)에게 돌려주는 사업 방식은 지나친 수수료 부과로 지쳐있던 창작자와 개발자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심지어 애플이 다른 스트리밍 업체와의 경쟁을 고려해 애플의 몫을 줄이고 창작자의 몫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의 보도가 나오면서 이 같은 전략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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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자가 아닌 연사로만 나온 드레이크도 애플뮤직이 아티스트(창작자)와 공생하는 모델이라고 역설했다.

쿡 CEO는 비록 수수료율 인하 소식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애플의 탄탄하고 풍부한 생태계를 구성해 온 이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함께 나아가자는 요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애플은 ‘아이(i)’ 시리즈가 아닌 ‘애플’ 시리즈로 브랜드 변화를 꾀하면서도 창작자에 대한 ‘존중(Respect)’만큼은 계속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