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들의 축제 애플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WWDC에서는 iOS와 맥 OS X 신규 버전과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워치용 개발도구 등이 소개될 전망이다.
애플은 오는 8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웨스트에서 제26차 WWDC를 개최한다. 현재까지 외신 보도와 전문가들의 전망을 토대로 올해 WWDC 관전포인트를 모아봤다.
매년 5천명이 넘는 개발자들이 WWDC에 참가한다. 티켓 가격만 1천599달러(약 175만원)에 달하지만 접수 시작 후 2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애플은 과열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추첨 방식을 도입했다. 1천599달러짜리 티켓을 구입하는데 성공한 것만으로 이미 행운인 셈이다.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역시 키노트다. 애플은 매년 두 시간 가량의 WWDC 키노트를 통해 신기술을 소개해왔기 때문이다. 개막일인 8일 오전 10시(한국시간으로 9일 새벽 2시)부터 진행되는 키노트를 시작으로 닷새간의 컨퍼런스 일정이 시작된다. 애플은 WWDC 웹사이트와 WWDC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메인 키노트를 생중계 한다.
전통적으로 애플은 6월에 열리는 WWDC를 통해 새로운 iOS 운영체제와 맥 OS X의 새 버전을 선보여왔다. 지난해 WWDC에서는 iOS 8.0과 맥 OS X 10.10 버전 요세미티(Yosemite)를 공개한 바 있다. 또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위프트(Swift)를 비롯해 스마트홈 통합 제어 플랫폼인 '홈킷(HomeKit)'과 헬스케어 관련 개발 툴인 '헬스킷(HealthKit)' 등 각종 개발자용 툴도 대거 공개됐다.
올해는 차세대 iOS9이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와 PC 운영체제인 맥 OS X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또 30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비츠뮤직 인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음악 서비스도 선보일 전망이다.
또 이번 WWDC는 애플이 2010년 아이패드 이후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인 ‘애플워치’를 내놓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리는 행사인 만큼 새로운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공개를 통해 시장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와 함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와 관련된 화두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WWDC에서 선보였던 스마트홈 플랫폼인 ‘홈킷’과 관련된 내용도 주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WWDC에서는 최신 모바일과 컴퓨팅 기술을 주제로 1천명 이상의 애플 엔지니어들이 진행하는 100회 이상의 테크니컬 세션도 진행된다. 애플은 올해 역대 가장 많은 세션을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차세대 iOS9은 어떤 모습?
애플은 항상 WWDC 키노트를 통해 차세대 iOS의 베타 버전을 개발자들에게 먼저 선보여왔다. 소비자들에게 차세대 아이폰과 아이패드 소프트웨어의 맛보기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할 충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6월에 선보인 iOS의 정식 버전을 매년 9월 출시돼왔다.
올해는 새 버전인 iOS9이 소개될 차례다. 애플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에 따르면, iOS9은 기존 iOS8과 비교해 디자인과 성능에서 대대적인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대신 현재 버전에서 몇 가지 소프트웨어 버그를 수정하고 안정성과 성능을 높이는데 더욱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가장 기대되는 변화 중 하나는 개인비서 기능의 진화다. 애플은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Siri)’를 검색 기능인 스포트라이트와 달력, 패스북, 지도 등 여러 애플리케이션의 정보를 통합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먼저 제공하는 ‘프로액티브(Proactive)’ 기능을 iOS9과 함께 선보일 전망이다. 최근 구글이 발표한 개인 비서 기능 ‘구글 나우’에 맞서는 기능이다.
또 지도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해 버스, 기차, 지하철 등 대중교통 정보를 추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과 연동되는 단말기가 시판에 들어간 만큼 iOS9에는 이를 제어할 수 있는 ‘홈(Home)’ 애플리케이션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아이패드 화면에서 동시에 두 가지 앱으로 작업이 가능한 화면분할 모드가 추가되고 아이폰4S나 아이패드 미니 1세대처럼 현재 단종된 구형 기기에서도 구동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최적화된 기능만을 제공하는 기능도 소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맥 OS X 10.11 이름은 모하비? 타호?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와 함께 PC용 운영체제인 OS X의 최신 버전인 ‘OS X 10.11’도 공개될 전망이다. OS X 10.11 역시 iOS9과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기능이나 디자인 변화 보다는 버그 수정과 안정성 제고, 기능 최적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일단 관심을 모으는 것은 새로운 PC 운영체제의 이름이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캘리포니아 의 랜드마크 명칭을 OS 이름으로 사용해왔다. 지난해 WWDC 2014를 통해 소개된 OS 10.10에는 국립공원인 요세미티(Yosemite)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애플 전문매체 맥월드는 모하비(Mojave) 사막, 세쿼이아(Sequoia) 국립공원, 타호(Tahoe) 호수 등을 후보로 내놨다.
또 지금까지 OS X 10.9, 10.10… 등으로 이어지는 명칭이 복잡하다는 불만이 있었던 만큼 이를 OS X 11 등으로 단순화 시킬지 여부도 관심사다. ‘X’가 로마자로 숫자 10을 의미한다는 점도 명칭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애플은 앱스토어 등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공식 명칭으로 ‘OS X 요세미티’ 등 문자로 된 이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OS X 10.11에는 무선인터넷 연결 기능을 개선하고 신뢰할 수 있는 와이파이를 선별해 연결해주는 ‘트러스티드 와이파이(Trusted WiFi)’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아이클라우드(iCloud) 드라이브도 속도를 높이고 보안 기능을 강화하는 업데이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iOS와 유사한 제어센터의 신설 역시 이전 버전인 OS X 요세미티에서부터 추가될 것으로 관심을 모으던 기능이다. 이와 함께 스포트라이트 검색 기능의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포스터치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MS가 윈도10에 음성인식 기능 ‘코타나’를 추가한 것처럼 맥 OS에도 시리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부분이다.
■스포티파이 대항마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나오나?
아이튠스를 통해 음악 다운로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이 새롭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 나온다. 특히 지난해 30억달러에 인수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비츠뮤직을 기반으로 만든 음악 서비스를 이번 WWDC를 통해 소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새롭게 출시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격은 경쟁 서비스로 꼽히는 ‘스포티파이(Spotify)’와 유사한 월 9.99달러(약 1만1천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튠스로 디지털 음악 시장을 혁신했던 애플이 이번엔 스트리밍 서비스에 도전하면서 판도라 같은 인터넷 라디오 뿐 아니라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등과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제휴에 차질’ 애플TV 발표 가능성은 줄어
애플이 WWDC를 통해 애플TV 새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최근 외신 보도를 통해 가능성은 희박해진 상태다. 2012년 애플TV 3세대 발표 이후 3년 만에 업데이트로 기대감이 커진 상태였지만 주요 외신들은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 계약에 차질이 생겨 발표를 미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TV에서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거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ABC, NBC,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와 콘텐츠 제휴 협상을 진행 중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월 30달러에서 40달러 정도의 정액료는 내면 애플TV를 비롯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기기에서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WWDC에서 소개한 후 가을경 출시하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왔다.
또 새로운 애플TV는 아이폰6에 탑재된 A8 프로세서를 장착해 성능을 개선하고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새로운 리모컨과 함께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또 애플TV를 위한 전용 앱스토어 개선 가능성도 거론돼왔다.
■‘홈’ 앱으로 스마트홈 본격화
애플이 지난해 선보인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에 이어 스마트홈 서비스를 구체화 시킬 수 있는 구상도 이번 WWDC에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홈킷은 지난해 가을 iOS8과 함께 소개됐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탑재한 제품들의 출시가 본격화되지는 않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써드파티 액세서리 제조사들의 신제품이 소개되거나 현재 판매되는 제품들이 홈킷을 지원하도록 업데이트 될 수 있다. 기존에는 애플TV가 홈킷 탑재 기기들을 제어하는 허브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애플TV 신모델 발표 가능성이 적어지면서 이 또한 불투명한 상태다.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 iOS9에 ‘홈(Home)’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고 홈킷 기반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현재까지 홈킷 기반 기기들을 조작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선보인 적은 없다.
■루머 속 ‘아이패드 프로’ 등장?
가능성은 낮지만 지난해부터 루머가 계속된 대화면 아이패드 프로가 모습을 드러낼 지도 관심사다. 애플이 대화면 아이패드 프로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아직까지 제품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특히 애플이 iOS에 모바일 기기 화면에서 2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띄워 사용할 수 있는 화면분할 기능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등장하면서 12인치 크기의 아이패드 출시설도 또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애플워치 SDK 공개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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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4월 출시한 애플워치용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공개도 관심을 모은다. 기존 애플은 애플워치 애플리케이션 개발도구인 ‘워치킷(WatchKit)’를 제공해왔지만 아이폰을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해야 하기 때문에 느리고 버그가 불생하는 불편이 있었다. 새로운 애플워치 SDK는 애플워치용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앞서 지난주 열린 리코드 주최 코드컨퍼런스에서 제프 윌리엄스 애플 운영부문 수석부사장은 애플이 WWDC 기간 중 애플워치용 SDK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이폰과 연동이 필요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구동 속도가 개선되고 좀 더 애플워치에 최적화된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