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기반 인기 팀 커뮤니케이션 앱 슬랙은 최근 1억6천만 달러(약1730억 원)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지난해 10월 1억2천만 달러를 투자 받은지 6개월만에 또다시 거액을 투자받은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슬랙의 기업 가치가 지난해 11억2천만달러에서 최근에는 28억달러까지 치솟았다는 것이다. 슬랙의 비상은 마이크로소프트(MS)나 IBM과 같은 거인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또 기존 협업 생태계에 파고들만한 빈틈이 크게 존재한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주목받는 협업 스타트업은 슬랙 뿐만이 아니다. 슬랙과 유사한 서비스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춘 잔디도 요즘 관심을 끈다. 잔디는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태생부터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스타트업이다. 한국, 일본, 대만에서 기업 협업 시장 공략에 동시에 시동을 걸었다.
잔디는 슬랙을 유사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슬랙처럼 잔디도 메신저, 파일 공유 기능 등이 버무려져 있다. 잔디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인 토스랩도 슬랙을 벤치마킹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잔디를 슬랙의 짝퉁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동의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니엘 첸 토스랩 대표는 "슬랙은 IT회사들이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개발자들이 좋아하는 드롭박스와 같은 서비스들과의 연동에 주력하고 있다면 잔디는 비즈니스맨, 영업맨, 마케팅 부서에 있는 사람들을 겨냥해 일정 공유 및 프로젝트 관리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슬랙은 채팅과 파일 공유 그리고 다른 서비스들과의 연동이 핵심이라면 잔디는 그것외에 부가 기능도 갖추겠다는 설명이다. 영업 방식에서도 잔디와 슬랙은 차이가 있다. 슬랙은 바이럴 마케팅 중심이라면 슬랙을 운영하는 토스랩은 별도의 영업 및 마케팅 조직을 운영중이다.
MS나 IBM과 같은 거인들이 호령하는 기업용 협업 시장에서 잔디나 슬랙과 같은 스타트업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채팅이나 파일 공유 기능이 기존 협업 솔루션에 없는 것도 아닌데...
다니엘 첸 CEO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우선 그룹 메시징의 힘이다. 다이엘 첸 대표는 "드롭박스는 파일 공유, 에버노트는 노트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잔디나 슬랙은 그룹 메시징이 핵심"이라며 "협업을 하려면 대화는 기본이다. 잔디는 협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시징, 파일 공유, 검색에 집중하는 협업 툴이다"고 강조했다. 요즘 시대에 맞는 협업 기능들을 하나로 편리하게 합쳤다는 의미로 들린다. 흩어져 있는 것들을 하나로 모아놓으니 더욱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다
모바일 메신저의 확산도 잔디의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다이엘 첸 대표는 "스타벅스 직원들도 컴퓨터 없이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하는 시대"라며 "모바일로 업무를 보다보면 대화하고, 파일을 편집 및 전송하고 하는 비중이 커질수 밖에 없고, 이걸 만족시켜주는 협업 툴이 바로 잔디나 슬랙과 같은 서비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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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랩은 잔디를 기업 커뮤니케이션 시장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개인용 모바일 메신저의 대체재로 키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니엘 첸 대표는 "경쟁 측면에서 보면 카카오톡이나 라인같은 메신저는 경쟁 상대"라면서 "카카오톡은 파일 저장 및 공유, 검색 기능에 한계가 있고 대화의 휘발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기업 환경에서 만큼은 잔디가 낫다는 것이었다. 그는 다음카카오가 마이피플 서비스를 폐쇄하는 것도 잔디에겐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그룹웨어와 관련해서는 잔디가 전자결재를 대체한다기 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스랩은 잔디 서비스 사용자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숫자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매주 두자리수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 토스랩은 하반기 잔디 차별화에 속도를 낸다. 유료화도 포함하고 있다. 다니엘 첸 대표는 "유료 버전은 스토리지 저장 공간과 보안, 관리자 지원, 분석 기능에서 무료 서비스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