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애플 대항마?...아직 아쉬운 안드로이드페이

컴퓨팅입력 :2015/05/29 14:09

손경호 기자

구글이 올해 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5에서 예고한대로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안드로이드페이'를 공개했지만 웹결제에서 시장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는 페이팔과 온오프라인에서 빠르게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애플페이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I/O'에서 안드로이드페이를 공개했다.

안드로이드페이는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했던 구글월렛과 마찬가지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 받아 쓰는 앱 형태로 제공된다. 지문인식,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해 온오프라인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애플페이, 이후 공개된 삼성페이와 비교해 별다른 차이점은 없다.(관련링크)

구글이 안드로이드페이를 공개했지만 기존 페이팔이나 애플페이, 같은 안드로이드 플랫폼 내에서 서비스될 예정인 삼성페이 등과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페이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물건을 사면 그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OK캐시백, 해피포인트, CJONE 등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기존에 결제에 사용돼 온 모바일전자지갑인 구글월렛은 개인들 간 송금(P2P결제) 용도로 제공된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고, 편의성면에서도 별다른 차별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탓에 아직까지는 성공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들이 많다.

미국 지디넷은 구글이 안드로이드페이에서도 구글월렛에서와 마찬가지로 애플페이에 비해 마케팅에 집중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관련링크)

iOS라는 하나의 운영체제(OS)와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와 같은 단일 플랫폼에서 서비스 되는 애플페이와 비교해 보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6월8일 개최할 예정인 월드와이드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안드로이드페이와 마찬가지로 로열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차별화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더구나 웹 기반 결제의 선두주자인 페이팔은 수 년 전부터 모바일 스타트업인 브레인트리를 인수한 뒤 모바일결제앱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별개로 구글월렛이 P2P결제앱으로 바뀐다고 한들 이미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벤모, 스퀘어와 같은 핀테크 스타트업을 따라잡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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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주력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의 경우 안드로이드페이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삼성페이가 올 여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큼 같은 플랫폼 내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지디넷은 이를 두고 "구글이 구글월렛 대신 애플페이라는 이름을 본따 안드로이드페이를 만든 것처럼 보인다"고 평하기도 했다.

2011년말 등장한 구글월렛의 경우 근거리무선통신(NFC)칩을 활용해 교통카드를 찍으면 결제가 되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미국에서는 이동통신사 중 한 곳인 스프린트를 통해서만 지원됐다. 이후 구글은 이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2월 미국 AT&T, T-모바일, 버라이즌이 합작투자한 조인트벤처 소프트카드를 인수했지만 3월 말부터 사실상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다. 더구나 당초 소프트카드가 모바일결제 브랜드로 내세웠던 '아이시스(Isis)'라는 이름이 이슬람 무장테러단체(ISIS) 이름과 같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