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연례 개발자컨퍼런스 '구글I/O'가 오는 28~2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웨스트에서 열린다. 새 안드로이드 버전, 보안 강화, 편리해진 알림, 지문인식 활용, 아이폰용 안드로이드웨어, 차량용 안드로이드오토 등 신형 안드로의드 플랫폼과 신기능에 대한 정보가 소개될 전망이다.
미국 지디넷은 26일(현지시각) 구글I/O 현장에서 소개될 것으로 점쳐지는 안드로이드 및 크롬 관련 소식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현재까지 예고된 내용 대부분은 안드로이드 플랫폼 업데이트에 치우쳐 있지만 또다른 주요 플랫폼 크롬에 관련된 사항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링크)
지난해 이 행사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L'을 선보인 뒤 이후 해당 버전을 안드로이드5.0 롤리팝으로 출시했다. 새로운 디자인언어 '머티리얼디자인' 기반의 외양을 처음 선보였다. 머티리얼디자인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뿐아니라 크롬북과 건강지원플랫폼 '구글핏' 등에도 적용된다.
업계 관측대로라면 올해도 새 안드로이드가 등장한다. 안드로이드M이다. 다만 안드로이드5.0 롤리팝 단말기가 출시 6개월만인 이달초 비로소 전체 안드로이드 플랫폼 시장 점유율로 9.7% 비중을 차지한 점(☞링크)을 고려한다면 새로운 안드로이드OS의 등장 자체는 일반 사용자층에 거의 의미가 없다.
어쨌거나 구글은 안드로이드M의 변화 소개에 주력할 듯하다. 롤리팝을 선보일 때 온전하지 않았던 머티리얼디자인 적용 상태를 끌어올려 작년에 별 변화가 없었던 앱에도 새로운 디자인 기반의 외양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능상 극적 변화보단 여러 영역에서 미세한 조정과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일례로 구글은 앱에서 OS와 단말기의 기능권한을 요구할 때 모두 승인해줘야 했던 기존 방식이 아니라 사용자가 개별적으로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앱이 불필요한 권한을 한꺼번에 요구해 사용자 모르게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곤 하는 문제를 완화해줄 것으로 보인다.
또 안드로이드5.0 롤리팝에서 업그레이드된 알림기능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 사용자입장에선 일상생활간 필요한 알림도 업무시간중에는 원치 않을 수 있는데 이를 구별하는 식의 기능이 필요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구글I/O일정표상 'Notifications, Interruptions and Volumes: Coming Attractions'라는 세션이 변화 자체를 기정사실화했다. 세션 제목 앞쪽의 '알림', '인터럽션', '볼륨' 등은 안드로이드 앱이 사용자에게 뭔가 알리기 위해 썼던 기존 수단을 가리키고 뒤의 '커밍 어트랙션'은 영화관에서 본작 상영전 흘러나오는 다른 영화 예고편들을 가리키는 어구인데, 업그레이드된 알림기능을 빗대 쓴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기기상의 신원확인과 지불결제 프로세스 승인을 지원할 것으로 짐작되는 지문인식센서 관련 기능 탑재도 괄목할 변화로 점쳐진다. 지난해말 삼성전자가 이미 개발자들을 위해 지문인식센서를 사용할 수 있는 API를 직접 만들어 소개했지만 이는 삼성전자 단말기에서만 돌아가는 제한된 기능이다. 구글이 모든 제조 파트너들이 비슷한 센서를 쓰길 원한다면 안드로이드에 그런 기능을 넣는 게 자연스럽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직접 탑재된 인증관련 API는 향후 구글의 결제서비스 '구글월렛'에 연동될 수도 있다.
구글I/O에선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안드로이드 앱에 더 많은 음성기반 동작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접할지도 관건이다. 구글은 제한적인 서드파티 앱에 추가 음성명령어를 지원하기로 했고 이 숫자를 이번 주중 늘릴 것이란 관측에 놓였다. '여러분의 안드로이드 앱을 위한 음성기반 동작 만들기(Building voice actions for your Android app)'라는 제목의 세션이 이를 암시한다. 안드로이드폰과 태블릿, 안드로이드웨어 워치가 음성기반 동작을 수행케 해줄 플랫폼은 '구글나우'가 유력하다.
사물인터넷(IoT) 관련 비전도 빼놓을 수 없다. 구글은 지난주 안드로이드 기반의 IoT플랫폼으로 추정되는 자체 플랫폼을 '브릴로(Brillo)'란 이름으로 준비 중이라 알려졌다. (☞관련기사) 아직 루머 단계지만, 그 관련 내용이 이번 구글I/O 키노트의 일부를 차지하며, 브릴로라는 존재는 안드로이드에서 통신, 알림, 메시징 등 핵심 기능만 살려낸 저전력기기용 플랫폼이 될것이란 게 미국 지디넷의 관측이다.
IoT라는 영역에 구글이 직접 진출하는 건 처음인 듯 보일 수 있지만 사실 4년전 구글I/O 2011년도 행사 현장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앳홈(Android@Home)'이라는 기술로 현재 IoT환경의 일부에 해당하는 스마트홈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보다 현재 IoT 시장은 빠르게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주류 유통매장에서 활용되는 커넥티드디바이스를 찾아보기가 어렵지 않다는 차이가 있다.
웨어러블기기용 플랫폼 '안드로이드웨어'가 아이폰을 지원할 것이라는 예고도 이번에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구글은 '구글글래스'용 앱 '마이글래스'를 iOS용으로 내놓은 전례가 있다. 안드로이드웨어가 같은 시도로 승부수를 띄운다면 OS X의 컨티뉴이티 및 핸드오프 기능을 적극 지원하는 식으로 애플 생태계에 사로잡힌 대다수 아이폰 사용자들을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워치가 아무리 많아도 아이폰 사용자들은 더 비싸지만 쓰기 좋은 애플워치를 선호할 것이다. 그래서 안드로이드웨어의 아이폰 지원을 단정할만한 단계는 아니다. 애플워치같은 기능을 지원할 때 필요한 iOS 기기의 로레벨API, 센서, 기타 데이터를 구글이 모두 활용할 수는 없을 공산이 크기 떄문이다.
차량용플랫폼 안드로이드오토에 대한 얘기도 구글I/O 키노트에서 상당시간 할애될 수 있을만한 주제로 꼽힌다.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아주 새로운 얘긴 아니지만 미국에선 현지 통신사 AT&T가 커넥티드카 사업을 10억달러짜리로 기대 중이고 내년 신차 기종을 겨냥해 구글이 차량내 정보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개발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기엔 괜찮은 타이밍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앞서 구글은 안드로이드오토를 통해 메시징앱이 작동하는 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요약하면 구글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부문 파트너가 앞단과 중앙에 자리해, 사용자가 휴대폰을 쓰는 대신 음성과 터치 기반 조작으로 스트리밍 콘텐츠를 차량에 전달할 수 있는 구조다. 이제 이를 확대한 추가 기능 시연이나 자동차부문 파트너의 뉴스가 나오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모양새다.
안드로이드에 관한 관측이 무성한 가운데 브라우저이자 웹앱 플랫폼인 크롬 관련 내용도 컨퍼런스의 한 축을 차지할 것으로 에상된다. 지난해 구글은 '크롬 프레임워크'라는 기술을 통해 크롬OS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구동하는 방법을 선보였다. 크롬북과 크롬박스같은 노트북 및 PC 제품의 역할을 넓혀 준 시도였다.
사실 구글은 이 기술을 속도감있게 밀어주진 않고 있어, 호환성에 한계가 있다. 크롬 프레임워크가 등장한 이후에도 실제 사용자들이 크롬 기반 PC 환경에서 원하는 광범위한 안드로이드 앱을 모두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란 얘기다. 그런데 이번 구글I/O 일정에는 크롬 프레임워크에서 안드로이드 앱 호환성 문제를 완화해줄 뭔가를 구글이 준비했다는 암시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됐다.
구글의 이런 움직임은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안드로이드 및 iOS 앱을 윈도에 가져와 많은 잠재 수요층을 사로잡으려는 시도와 대조된다. 크롬북은 윈도기반 노트북처럼 광범위한 사용자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안드로이드 앱을 지원하는 게 전체 사업 관점에서 급선무는 아닐 수 있다. 구글은 다만 전략상 개발자들에게 안드로이드와 크롬OS가 맞물려 돌아감으로써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할 필요는 있는 입장이다.
관련기사
- 현대차,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쏘나타에 최초 적용'2015.05.27
- 올 구글 I/O에 기대하는 것 5가지2015.05.27
- 구글I/O 한눈에…앱 업데이트 실시2015.05.27
-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앱 기능 직접 제어한다"2015.05.27
앱 호환성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구글은 안드로이드와 크롬이 맞물려 돌아갈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찾고 있을 듯하다. 핵심 음성플랫폼 구글나우의 카드 기능은 크롬 브라우저 탭을 통해 안드로이드와 크롬북간 동기화를 지원하고, 언락된 크롬북 단말기는 왜인지 안드로이드기기 인증(trusted Android device)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어쩌면 구글은 크롬북용 터치 대응 기능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를 파트너들도 채택하길 바라는지도 모른다. 크롬OS 기반 태블릿이라 불리는 기기가 출시될 때가 무르익은 건 아닐지 지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