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콘텐츠가 아니라 광고 플랫폼.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이 12일(현지 시각) AOL을 44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거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이 AOL을 인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OL은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해 테크크런치, 엔가젯 같은 미디어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언뜻 보기엔 버라이즌이 콘텐츠 확보를 위해 AOL을 인수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씨넷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버라이즌의 이번 인수에서 핵심은 AOL의 광고 플랫폼이라고 분석했다.
■ AOL 인수 통해 기기 넘나드는 광고 사업 노려
AOL 광고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기업 고객들이 온라인 광고를 자동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부분이다. 특히 AOL 플랫폼은 컴퓨터나 TV보다 스마트폰에서 고객들이 광고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 측정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라이즌이 AOL 인수에 공을 들인 것은 바로 이 부분 때문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올 연말 모바일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인 버라이즌 입장에선 AOL 기술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AOL 외에도 광고 자동 거래 시스템을 갖고 있는 업체는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데스크톱PC나 TV 쪽 분석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와 달리 AOL은 모바일 쪽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버라이즌 같은 통신사들에겐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특히 버라이즌이 갖고 있는 각종 모바일 이용 데이터를 잘 결합할 경우엔 기기를 넘나드는 콘텐츠 소비를 정밀 측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버라이즌의 글로벌 기업 및 소비자 유선 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존 스트래튼 부사장은 씨넷과 인터뷰에서 “우리의 주된 관심은 팀 암스트롱과 그의 팀들이 구축한 광고 기술 플랫폼에 있다”면서 “우리는 그 기술을 무척 좋아할 뿐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매출을 일으키는 데 핵심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고 전문 매체인 애드에이지는 “버라이즌의 데이터와 AOL의 광고 기술을 결합할 경우에는 굉장히 정확하게 여러 기기를 아우르는 광고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버라이즌의 지역 정보-AOL 광고 데이터 결합 유력
어떤 방식의 결합이 가능할까? 이 부분은 광고 전문 매체인 애드에이지의 분석을 잠깐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광고를 본 뒤 실제로 매장을 방문해서 물건을 구매한 사람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버라이즌이 갖고 있는 강점은 풍부한 지역 정보다. 여기에 AOL의 광고 데이터를 결합할 경우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AOL은 최근까지 모바일 광고 사업을 보강해 왔다. 이를 위해 AOL은 최근 2년 사이에 5억 달러를 들여 모바일 광고 관련 회사 두 곳을 인수했다.
특히 지난 2013년 동영상 광고 마켓 플레이스인 애댑.TV를 4억5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은 팀 암스트롱 CEO가 단행한 합병 중 최대 규모다. 애댑.TV가 바로 자동 광고 거래 사업인 프로그래밍 광고 전문 기업이다.
관련기사
- 버라이즌, 닷컴 대표주자 AOL 전격 인수2015.05.13
- 美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테크크런치, 운명은?2015.05.13
- 타깃의 힘…구글 위협하는 페북 광고2015.05.13
- IBM-페이스북, 맞춤형 광고 기술 제휴2015.05.13
AOL은 또 지난 해에는 1억100만 달러를 들여 광고 효과 측정 전문기업인 컨버트로를 인수했다. 그런 다음에 이 두 기술을 통합해서 광고 집행 및 측정을 한층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부분이 버라이즌의 군침을 돌게 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방대한 고객 정보에다 AOL의 탁월한 광고 자동 집행 및 분석 기술을 결합할 경우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