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의 귀환: 옴니채널과 O2O의 세계

일반입력 :2015/05/11 08:03

황치규 기자

IT를 활용해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이른바 디지털 마케팅이 화두다.

요즘 디지털 마케팅은 웹사이트나 모바일앱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으로까지 확산되기 시작했다. 온라인투오프라인(O2O)라고 해서, 오프라인 매장도 사용자 행동을 측적 및 분석, 개인화된 프로모션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확산되고 있다. 관련 기술들도 쏟아지고 있다.

유명 IT칼럼니스트인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가 최근 출간한 '오프라인의 귀환: 옴니채널과 O2O의 세계'는 오프라인을 파고드는 디지털 마케팅 기술에 담긴 메시지들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디지털과 오프라인 유통의 융합이 가져올 혁명을 그저 예찬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저자는 옴니채널과 O2O에 설명도 하고 자신의 생각도 말하면서 읽은이들에게 고민할 수 있는 거리들도 던진다.

소비자 입장에서 기자가 받는 디지털 마케팅 메시지들은 아직은 와닿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기자의 개인 정보를 갖고 기업들이 뭔가 하려 하는건 같은데, 아직은 대접받는다기 보다는 기업들 메시지가 스팸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를 어설프게 분석하고 마케팅을 펼쳐서 그러지 않을까 싶다. 기자의 주민번호는 실제 생일과는 다른데도 일부 회사들이 꼭 주민번호 앞자리 날만 되면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대충대충 분석해서 그래서일 것이다.

그렇다고 마케터들이 예전처럼 하면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세상 또한 아니다. 소비자들에게 메시지를 뿌려도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 시대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마케터들이 마케팅 타격감을 잃어버린 것이다.

정보 과잉의 시대, 소비자는 어느새 일방적 정보보다는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체험을 중시하고 있었다. 정보가 광고성인지는 몇번의 검색만으로 검증할 수 있고, 또 제3의 의견과 대조할 수도 있다. 이조차 피곤하니 아예 눈과 귀를 닫는다. 정보를 생산하는 소비자, 소위 프로슈머가 주둔하고 있는 소비 사회에서 정보를 밀어내는 일의 효율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마케터들은 어디에 돈을 얼마나 쓰면 어떤 효과가 돌아오는지 감이 떨어져 간다. 마케팅의 타격감이 예전같지 않다. 위에서 봤을때는 모든 활동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되어버리는 것이다.

옴니채널과 O2O은 타격감을 상실한 오프라인 마케터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O2O 관련 기술을 도입했다고 해서 타격감이 회복될 수 있을까? 저자는 오프라인만의 강점이 옴니채널, O2O와 결합되어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오프라인만의 강점이란 결국 사람 냄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옴니채널 환경을 구축한다고 해도 단골손님에 관심을 가져주는 구멍가게 주인 아저씨의 느낌을 줘야 소비자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없으면 스팸 대접 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새로운 제품과의 예기치 못한 만남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기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오프라인 매장의 임무이자 과제다. 오감을 총동원하여 쾌적함을 연출하고 각종 판촉 장치로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게된 소비자를 하나의 행위, 즉 쇼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쇼핑이 주는 인간미를 되찾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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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에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인간미를 주는거,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좋은 기술 쓴다고, 뚝딱 되지도 않을 것이다. 지당한 결론처럼 들리겠지만 해법은, 소비자들 둘러싼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저자의 표현을 다시 한번 빌리면 앞으로의 소매업은 소비자의 컨텍스트를 인지했는지 여부의 격차에 의해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책은 옴니채널과 O2O의 개념, 효과 외에 오프라인을 지원하는 최신 마케팅 기술들, 옴니채널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적인 전략 등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오프라인을 지원하는 최신 마케팅 기술을 저자 특유의 앵글에 담아 설명하는 5장의 경우 오프라인과 디지털 마케팅의 융합이 가져올 판세를 좀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