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지난 2005년. 당시 이 땅엔 줄기 세포 때문에 한바탕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국가적 영웅 추앙받았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때문이었다.
이후 몇 개월 동안 벌어진 공방은 과학계 뿐 아니라 저널리즘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당시 줄기세포란 생소한 과학 분야 얘기가 수시로 기사화되면서 기자들의 전문성 부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황 박사 측 관계자들의 말을 그대로 옮기기 바빴던 많은 언론들은, 사건이 일단락된 뒤 결과적으로 대량 오보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 무렵 어렴풋하게나마 거론됐던 과학 저널리즘이 이젠 전문가 뿐 아니라 대중들 사이에서도 심심찮게 거론될 정도로 폭넓게 보급됐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주요 포털들도 최근엔 과학 관련 기사들을 우대할 정도로 과학 저널리즘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진달용의 ’과학 저널리즘의 이해’는 최근 들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과학 저널리즘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담고 있는 드문 책이다.
과학 저널리즘이란 대체 뭘까? 저자는 이 책에서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해주고 있다. 일단 전통적 의미로는 “과학적 발견, 과학적 프로젝트, 그리고 과학 컨퍼런스 등과 같은 과학 시스템 자체가 제공하는 뉴스를 보도하는 것”(20쪽)이다.
하지만 넓은 의미의 과학 저널리즘은 이러한 제한된 형태를 뛰어 넘는다. “일상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자연 재해에 대한 보도나 위기 보도 등에까지 확대”(21쪽)된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제목을 살펴보면 절로 흥미가 생긴다. 과학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서 시작해서 과학 저널리즘의 역사 및 위기와 전망 같은 거시적인 관점으로 이어나간다.
전문가로서 과학자의 역할이나 과학 저널리즘 윤리 같은 문제부터 빅데이터, 위험 보도 등과 과학 저널리즘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들은 최근 들어 과학 기사를 앞다퉈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과학 전문 기자라고 할만한 인력은 극히 드문 편이다. 과학 저널리즘이 다른 어느 분야보다 더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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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측면에서 ’과학 저널리즘의 이해’는 과학 저널리즘과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언론학자나 언론인, 대학생 뿐 아니라 과학 저널리즘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진달용 지음/ 한울, 1만5천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