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성장세 "계속 된다 vs 아니다"

전문가들 뜨거운 공방…애플 워치 역할은?

일반입력 :2015/04/30 14:29    수정: 2015/04/30 15:2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아이폰 성장세는 한계에 달한 걸까? 아니면 더 성장할 여지가 있는 걸까?”

아이폰 판매가 지난 해 연말에 이어 올 초에도 연이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애플 투자자들 사이에서 성장세 지속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3월 마감된 회계연도 2분기 매출과 순익이 각각 27%, 33% 씩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이폰 판매량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가 늘어난 6천117만대를 판매한 것.

연말 쇼핑 시즌이 포함된 전분기 판매량 7천400만대에는 못 미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5천680만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연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약한 편인 3월 분기에도 6천만 대를 넘어설 정도로 엄청난 ‘아이폰 파워’를 과시했다.

■ 긍정론자들 아이폰6는 이전 모델과 다르다

애널리스트들이 공방을 벌이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아이폰의 막강한 위세가 올 한해 내내 계속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긍정론을 펼치는 대표 주자는 억만장자 투자자로 유명한 칼 아이칸이다. 아이칸은 애플 주가가 좀 더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칸은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화면 커진 아이폰의 판매 주기가 좀 더 길어진 점과 애플이 새롭게 출시한 애플 워치가 뒤를 받칠 것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

파이퍼 제프레이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도 아이폰의 장기 성장세를 낙관하고 있다. 먼스터는 투자 보고서에서 이번 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난 4천60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먼스터는 또 “아이폰6 판매 추세는 이전 모델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면서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이 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부정론자들 하반기엔 주춤할 것

반면 아이폰의 판매 강세가 오래 지속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올 하반기가 되면 아이폰 구매 행렬이 뜸해지면서 애플의 성장세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퍼시픽 크레스트 증권의 앤디 하그리브스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에서 “아이폰의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2016 회계연도에는 성장 흐름이 꺾일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애플이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다른 제품군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애플은 비관론을 일축한다. 지난 분기 전 세계 아이폰 판매량이 40% 증가한 데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70% 이상 늘어났지만 여전히 추가 수요가 남아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애플은 그 근거로 아이폰 이용자들 중 새로운 모델로 업그레이드한 비중이 20%에 불과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7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 부분을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당시 팀 쿡은 “업그레이드 여지(upgrade headroom)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면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계속 유인하겠다”고 밝혔다.

■ 애플 입장에선 아이폰이 좀 더 성장 주도해줘야

애플은 지난 24일 애플 워치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승부에 들어갔다. 아이패드가 ‘아이폰 이후’를 책임지기 힘들 것이란 점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인 만큼 애플 워치의 역할이 중요하다. 차세대 혁신제품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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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애플 워치가 지금 당장 ‘아이폰 이후’를 책임질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이폰이 지금 같은 강세를 계속 보여줘야만 애플이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연 화면을 키운 애플의 선택이 전성기를 좀 더 지속하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뜨겁게 달아오른 스마트폰 시장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