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세계 최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 입성, 2천950만 달러(한화 약 33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투자금 유치, 전 세계 연 매출 5천만 달러(한화 약 567억 원). 모두 한 국내 스타트업 미미박스(대표 하형석)이 이룬 성과다.
미미박스는 지난 2012년 2월 설립 이후 가장 글로벌하게 성공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중 하나로 꼽힌다. 화장품 및 뷰티 관련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며 1천개에 달하는 화장품 브랜드 파트너와 160개에 달하는 자체 생산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무수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겼다 사라지길 반복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업계에서 미미박스가 승승장구 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뷰티에 관심 있는 여성이라는 정확한 타겟.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미박스처럼 여성 뷰티 및 패션을 책임지겠다며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여럿 눈에 띈다. 이들은 여심을 제대로 공략하며 추후 성과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지난 2013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큐레이션 커머스 스타트업 바이박스(대표 전세운)이 대표적이다. 바이박스는 여성 이용자가 전체의 74%에 이를 정도로 여성 이용자의 관심을 확실히 잡아끌고 있다. 특히 30대 이상의 구매력 있는 여성 이용자가 바이박스의 주 이용자층이다.
이들이 바이박스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제품의 가격이 아닌 제품의 가치와 스토리 때문이다. 홍익대학교 패션디자인과 간호섭 교수,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등 패션 분야 전문가들이 주제에 맞춰 채운 큐레이션 박스는 이용자들이 자기 자신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이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톡톡 튀는 제품들을 주로 채용해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나만의 아이템을 제공하는 게 포인트. 적절한 가격에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직접 고른 트렌디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니 이용자들의 시선이 몰리는 것도 당연하다.
중국 온라인 명품 쇼핑몰 세쿠탓컴의 한국관 카테고리, 중국 최대 잡지사 트렌즈탓컴차이나가 중비 중인 역직구 쇼핑몰, 아시아 최대 패션 매거진 요카의 티몰 등에서 유통을 준비 중일 정도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이에 발맞춰 바이박스 측에서도 지난해 SBS와 상품화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2월 설립한 하드웨어 스타트업 웨이웨어러블(대표 문종수)도 바이박스와 비슷한 타겟층을 겨냥한다. 자기관리에 신경 쓰는 20대 후반 이상의 전문직 여성이 웨이웨어러블이 예상하는 주 고객층이다. 웨이웨이러블의 무기는 피부다.
여성들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피부 관리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소형기기 ‘웨이’로 해결해 주겠다는 게 웨이웨어러블의 야심이다.
‘웨이’에는 피부 속 수분과 유분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탑재돼 있어 얼굴에 ‘웨이’를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도 피부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외부의 자외선, 습도 등을 수시로 피부 관리 팁도 제공한다. 객관적인 데이터 없이 추상적인 느낌만으로 피부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
웨이웨어러블은 이달 말 미국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 런칭을 시작으로 ‘웨이’ 출시 일정에 들어갈 예정.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뷰티 케어 업계에서 ‘웨이’가 여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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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외에도 이용자의 타액(침)을 통해 유전자를 분석, 체중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노플랜(대표 강병규), 고급 화장품 브랜드 제품를 위한 일종의 온라인 팝업 스토어 레페리(대표 최인석) 등 다양한 스타트업이 여성 이용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상황.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모든 기업과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역시 정확한 타겟층을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최근 여성 이용자들의 니즈를 적절히 공략한 스타트업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추후 뷰티 및 패션 분야에서도 다양한 스타트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