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소프트웨어 회사가 제품 판매 방식을 클라우드 서비스 가입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하지만 대부분의 각사 SW 라이선스 정책이 클라우드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구식으로 남아 있다. 미국 지디넷은 최근 한 컬럼니스트의 경험을 통해 어도비의 클라우드 라이선스 정책을 꼬집었다.
어도비시스템즈는 지난 2013년 회사의 모든 소프트웨어(SW) 제품 판매를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했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클라우드(CC)로 명명된 이 서비스 덕에 포토샵, 프리미어 등 많은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을 월정액을 내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높은 가격 때문에 어도비 제품 구매를 꺼렸던 사용자의 심리적 구매 저지선을 허무는 효과를 거뒀다.
어도비는 이후 CC 가입자만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고, 무엇보다 파일 공유와 연속성 같은 서비스를 추가해 매력을 높였다.
어도비 CC 가입자는 기기를 넘나들면서 작업할 수 있게 됐다. 기기를 바꿔도 어도비 CC의 설정이 유지되고, 파일은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올려 어디서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데이비드 게위츠 미국 지디넷 컬럼니스트는 어도비 CC 라이선스의 클라우드에 친화적이지 않은 라이선스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어도비CC 계정 당 등록가능한 디바이스가 두대뿐이란 점이다.
데이비드 게위츠는 최근 새로 노트북을 구매해 3대의 디바이스를 쓰게 됐다. 첫주는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파일과 문서들은 모두 클라우드에 올려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덕이다. 필수 앱은 3대의 기기 모두에 설치돼 어떤 기기를 쓰든 작업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어도비CC 앱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한 계정 당 2대의 PC만 등록할 수 있게 한 정책 때문에 3대 모두에서 어도비 CC 앱을 설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도비 고객지원부서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다른 이메일주소로 계정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또 다른 이메일주소로 어도비 계정을 새로 만드는 건 크게 힘든 일이 아니다. 구독료를 2배 물어야 한다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파일과 작업 연속성이다. 계정이 달라지면 설정도 연결되지 않는다. 자원공유와 클라우드 공유, 설정 공유 등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장 큰 이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오늘날 IT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여러 대의 기기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작업 연속성을 보장받게 되면서 이 경향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는 “G메일은 접속만 할 수 있다면 기기의 수에 제한을 두지 않으며, 에버노트도 모든 곳에서 접속할 수 있다”며 “넷플릭스도 수많은 기기에서 클라이언트 앱으로 접근하게 해서 나와 아내는 비용없이 동시에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중앙의 기반 하나에 여러 클라이언트,이것이 클라우드다”라며 “어도비는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현재 어도비CC 한 계정에서 2대를 초과하는 기기를 등록하려면 기존에 등록해둔 기기를 삭제해야 한다. 2대 중 하나를 삭제하는 게 아니라, 한번에 모든 기기를 삭제하는 것이다. 때문에 3번째 기기를 새로운 기기로 등록할 때마다, 또 다른 기기를 쓸 때마다 어도비 CC에서 기기등록 비활성화/재활성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는 “동일 ID에서 더많은 기기를 쓸 수 있게 추가 비용을 내도록 하기보다 비활성화와 재활성화를 하게 하는 건 클라우드 중심 시대에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도비는 현재 ‘팀 라이선스’란 것을 제공해 2대보다 많은 기기에서 자산을 공유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포토샵을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하려면 최소한 월 19.99달러를 내야 한다. 전체 어도비CC 툴을 공유하려면 최소 월 49.99달러를 내야 한다. 어도비 CC 개인 계정 구독료보다 비싸다.
그는 “팀 라이선스가 나쁜 생각은 아니지만, 하나의 개인 라이선스와 동일한 방법으로 쓸 수 없다”며 “누군가 팀을 떠날 때 그의 계정을 폐기하고, 새로운 누군가를 추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어 “개인용 라이선스를 팀 라이선스로 이전하는 방법도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며 “개인 라이선스를 팀 라이선스로 업그레이드 하기로 결정해도, 이미 당신은 개인용 프로그램에 묶여있으므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도비 외에 여러 IT회사의 정책이 클라우드 이전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도비는 현 정책에서 크리에이티브와 클라우드, 모두에서 그 정신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MS 오피스365와 어도비 CC의 정책을 비교했다.
MS 오피스365 기업용 라이선스의 경우 사용자당 월 15달러에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액세스, 아웃룩, 퍼블리셔, 원노트 등을 쓰게 한다. 기기는 윈도나 맥 OS 상관없이 데스크톱 5대를 등록할 수 있고, 태블릿이나 휴대폰도 각각 5대까지 등록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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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모든 기기에서 원드라이브에 접속할 수 있고, 사용자당 1TB의 개별 용량을 무료로 제공한다. 익스체인지나 셰어포인트 등도 이용가능하다. 가정용의 경우 더 저렴하다.
그는 “오피스365보다 크리에이티브클라우드가 더 많은 것을 쓰게 하지만, 5대당 월 15달러와 2대당 월 50달러의 차이는 크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