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째 끌어온 700MHz 사용처 논란이 곧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700MHz 주파수 108MHz폭 중 재난망 사용이 확정된 20MHz폭을 제외하고, 나머지 88MHz폭에 대한 사용처에 대해 방송‧통신업계가 나눠 사용하는 방안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오후로 예정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에 대한 지상파의 검토 의견 청취와 함께 700MHz 주파수를 통신과 방송진영이 나눠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아가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지난 10일 미방위 전체회의에서 전병헌 의원이 주파수 소위 개최를 요청했고 21일 비공개 간담회로 일정이 급하게 결정됐다”면서 “지상파의 4+1안에 대한 검토 의견 청취가 있을 예정인데, 지상파에서는 이에 대한 큰 불만 없어 수용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상파4사 중 EBS가 4+1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나타낼지, 나머지 지상파가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전반기 여당 간사로 주파수 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해진 의원과 후반기 간사를 맡은 박민식 의원 중 향후 누가 주파수 소위 위원장을 맡을 지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700MHz 주파수 사용처와 관련해서는 옛 방송통신위원회가 모바일 광개토 플랜2에서 이동통신용으로 활용키로 정한 상‧하향 40MHz폭을 통신용으로, 가이드밴드를 제외한 나머지 대역폭을 지상파의 UHD에 활용하는 ‘4+1(6MHz×4+6MHz)’안이 유력하다. 4+1안은 KBS1·2, MBC, SBS 4개 채널에 우선 분배하고 EBS는 추후 지역의 방송망 주파수를 재조정해 추가로 할당하는 방안이다.
통신계에서는 늘어나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을 고려해 40MHz폭 이하는 양보할 수 없다고 마지노선을 내건 상황이고, 방송에서는 UHD 사업 시작을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주파수 할당이 필요하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또 반대로 전 세계 모든 국에서 700MHz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 활용키로 한 상황에서 정부가 정치권과 방송계의 UHD 분배 주장을 상당부분 수용한 결과다.
때문에 향후 글로벌 추세와 맞지 않는 이 같은 논의 과정에 대해 비난여론이 일고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700MHz에 이어 600MHz까지도 인센티브 옥션을 통해 모바일 주파수로 공급키로 지난 2012년 법 제정을 하고 내년에 할당키로 한 상황이다. 유럽 역시 현재 700MHz를 디지털방송에 활용 중이나 이를 여유주파수로 확보해 향후 이동통신용으로 쓸 계획이다. 독일은 오는 6월, 프랑스는 올 연말 주파수 경매로 이를 이통용으로 할당할 계획이다.
때문에 방송계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정부안인 통신 40MHz폭 할당, 방송 4+1 할당 안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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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미래부와 방통위 논의에 진전이 있었고 합의된 결론에 이를 희망이 보인다”며 “양 진영이 100% 만족은 아니지만 서로 존중하면서 원하는 것을 이끌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한 것이나, 최양희 미래 장관이 “(700MHz 주파수를) 쪼갠다기보다 균형 있는 분배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한쪽으로 몰아주는 것은 급박한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밝힌 부분에서도 짐작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700MHz 주파수 사용처에 대한 논쟁은 올 상반기 안에 그 용처가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