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직원 눈물의 결의문 "고용보장 포기"

"회사만이라도 살려달라"…인수자 고용 부담 완화

홈&모바일입력 :2015/04/22 10:28    수정: 2015/05/27 16:59

정현정 기자

법원의 공개매각 절차가 중단된 팬택이 청산 위기에 몰린 가운데 임직원들이 회사의 생존을 위해 고용보장을 포기하는 눈물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나섰다.

22일 팬택은 언론에 배포한 서신 형식의 참고자료를 통해 팬택 전 임직원들이 고용유지에 관한 처분을 회사와 인수자에게 일임한다는 내용의 결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고용 안정을 포기하면서까지 팬택 인수자가 느끼는 고용유지에 대한 부담감을 완화시켜 회사의 생존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팬택 팀장 이상 전 직책자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회사가 생존하고 남은 구성원들을 보호할 수만 있다면 회사 위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절박한 심정에서다.

팬택은 회사 위기의 책임이 경영진을 포함한 구성원에게 있으며 회사의 생존을 위해 스스로 그 어떤 어려움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결의문을 채택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팬택 임직원은 회사 정상화를 위한 희망의 끈을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팬택 공개 매각을 추진 중이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주 인수 의향을 밝힌 3곳의 업체가 실질적인 인수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후속 매각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앞선 미국 업체 1곳과 국내 업체 2곳 등 투자자가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가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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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매각 시도로 인식됐던 만큼 국내 대표적인 벤처신화의 주인공인 팬택이 청산 수순을 밟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원은 연이은 M&A 불발로 팬택이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없게돼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 결정을 내리고 이후 공식 파산선고를 내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팬택 임직원들도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팬택의 임직원 수는 총 1천471명이다. 우수 인력의 해외 경쟁업체로의 유입에 따른 기술 유출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여기에 500여개 협력업체의 생존도 불투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