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3社, 中서 ‘SUV 신화’ 이룬다

일반입력 :2015/04/21 14:04    수정: 2015/04/21 14:34

국내 완성차 업체들(현대차, 기아차, 쌍용차)이 22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오토상하이 2015(상하이 오토쇼)’를 계기로 중국 내 SUV 신화 달성에 도전한다.

올해 상하이오토쇼는 2천여개 완성차 및 부품업체가 참석하며 출품차량은 1천300여대에 육박하는 규모로 열리게 된다. 전시관 수는 무려 8개에 이른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여겨볼 차종은 바로 SUV. 상하이오토쇼에 참가한 업체들은 앞다투어 SUV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쿠페 형태의 SUV GLC 쿠페를 최초로 공개했고, BMW는 X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Xdrive40e를 상하이 현지에서 최초 공개했다.

국내 업체들도 상하이 현지에서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현대차는 올 뉴 투싼 콘셉트 모델을 주력 전시 차종으로 선정했고, 기아차는 중국형 소형 SUV KX3 홍보에 나섰다. 쌍용차는 티볼란(티볼리 중국 수출명) 공개 행사를 통해 향후 차량 판매 목표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노무라경제연구소의 최근 연구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 SUV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27% 상승한 5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승용 세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단 1% 상승에 그친 1천250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추세로 봤을 때 국내 업체들의 SUV 전략이 상하이에서 긍정적 반응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상하이오토쇼 이후 중국 SUV 누적 1천만대 돌파

현대기아차는 이달초 중국시장 누적판매량 1천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9월 중국시장에서 900만대 판매를 달성한 이후 불과 7개월만에 누적판매량 1천만대 고지를 넘은 셈이다. 특히 소형 SUV의 반응이 좋다. 중국 현지 전용 소형 SUV ix25(현대차), KX3(기아차)를 주력 모델로 내세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SUV 시장에서 총 40만대 판매로 10.2%의 두자리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이같은 상승세를 상하이오토쇼 현지에서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하이오토쇼에서 올 뉴 투싼 콘셉트카에 대한 홍보와 ix25, ix35, 올 뉴 투싼, 싼타페, 그랜드 싼타페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의 중요성도 알리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 창저우시에서 연산 30만대 규모의 신규 생산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를 토대로 현대차는 올 뉴 투싼 뿐만 아니라 SUV 시장에 대한 강인한 의지를 보일 전망이다.

올 뉴 투싼은 중국에서 올해 하반기 판매될 예정. 현대차는 중국 시장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올 뉴 투싼 높이를 10mm 높이고, 2.0 GDI엔진과 7단 DCT 탑재 1.6 터보GDI 엔진 등 총 2개의 라인업을 구축한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달리 상하이오토쇼에서 K시리즈 세단 홍보에 전념할 계획이지만, SUV 홍보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가 상하이오토쇼에 출품하는 10가지 RV(SUV 포함) 차량 중 중국형 소형 SUV KX3가 3대, 스포티지 R 1대, 쏘렌토 1대, 모하이 1대 등의 SUV가 전시된다.

■쌍용차, 현지 맞춤형 ‘티볼란’으로 성공할까

현대기아차와 달리 쌍용차는 티볼리로 중국 소형 SUV 시장의 첫발을 내딛었다. 20일 상하이오토쇼 미디어행사에서 티볼란(티볼리 중국 현지명)을 공개한 쌍용차는 6월 판매를 시작으로 올해 5천대 판매목표를 세웠다.

쌍용차 내부에서는 티볼리의 중국 진출이 쌍용차에게 큰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중국 SUV 시장은 쌍용차에게 큰 기회”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중국 소형 SUV 시장 확대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사장은 이어 기자간담회에서도 “티볼리의 유럽 반응이 기대 이상이어서 중국에서도 수요가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쌍용차는 지난 2010년 판매 계약을 체결한 중국 최대 자동차 판매 회사 팡다를 통해 티볼리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 현지 업체 상승세, 국내업체들에게 장애물 될수도

현대기아차는 꾸준한 SUV 점유율 상승, 쌍용차는 티볼리라는 무기로 상하이에서 SUV 기적을 이룰 가능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 증가가 국내 업체들의 중국 SUV 시장 입지를 넓히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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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장안, 장성기차, 지리 등 중국 완성차업체 6곳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33.0% 오른 29만3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SUV 성장세가 가장 큰 원인이다. 상하이오토쇼 개막 이후로 중국시장에서 SUV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벤츠, BMW등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하나둘씩 상하이에서 SUV 모델을 앞다퉈 공개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은 이들의 공세에 쉽게 묻힐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향후 중국시장 경쟁강도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적정 수익성과 가동률 확보를 위한 장기적 대응방안이 필요할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