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성 대표 "와디즈 목표는 아시아형 크라우드"

신혜성 와디즈 대표 인터뷰

일반입력 :2015/04/20 11:02    수정: 2015/04/20 11:07

박소연 기자

“미국과 국내는 스타트업 생태계부터가 다릅니다.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써서는 성공할 수 없어요.”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가 좀처럼 활발해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 유럽 등 크라우드 펀딩 선진국에는 매력적인 스타트업은 물론 잘 준비되어 있는 전문 투자자도 많다. 생태계가 이미 잘 가꿔져있는 것이다. 때문에 펀딩 서비스는 단순히 이들을 잘 연결해 주기만 하면 된다.

반면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의 문화적 인프라와 생태계적 측면은 많이 다르다. 아직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들은 연결이 어렵고 연결에 대한 리스크도 크다.

미국형 크라우드 펀딩을 그대로 가져다 써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다. 벤치마킹은 필요할 수 있으나 새로운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 베트남에서 미국 모델을 답습한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의 대부분이 실패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현재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은 쉐어홀더를 위한 것이지만 세상은 점점 더 스테이크홀더를 위한 것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와디즈의 목표는 각 스테이크홀더의 니즈 별로 관계망을 연결해주는 커뮤니티 펀딩을 만들어 아시아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커뮤니티 펀딩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돈 되는 데만 투자한다는 기존 금융의 생각을 깨고 사람들이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로 돈을 낸다는 데 집중한다. 일례로 기부금만 봐도 사람들은 다양한 고민과 기대를 가지고 기부를 한다.

신혜성 대표는 그 기초에 사람 간의 관계가 있다고 본다. 때문에 투자를 받으려는 사람과 하려는 사람의 관계를 분석한 관계정보를 엮어 맞물리는 니즈를 찾아내는 게 커뮤니티 펀딩의 작동 방식이다. 관계 자체가 투자처에 대한 검증 수단이 된다.

여기서 와디즈의 역할은 커뮤니티를 조성이다. 그냥 커뮤니티가 아니라 폐쇄적이면서도 강력한 연결고리가 있는 일종의 슈퍼바이저 커뮤니티다. 현재 와디즈가 운영 중인 ‘백인의 배심원단’ 제도가 작은 예라 할 수 있다.

그 외 역할은 크라우드산업연구소(대표 신혜성)가 맡고 와디즈는 플랫폼 자체로만 남을 예정이다. 크라우드산업연구소 외에도 다양한 서포트 집단을 만들고 싶다는 게 신혜성 대표의 바람이다. 크라우드 펀딩 스쿨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다.

“최근 와디즈의 펀딩 성공률이 70% 정도인데 너무 높습니다. 와디즈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분들에게 너무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성공과 실패가 40대 60 정도 되어야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빨리 국내에 크라우드 펀딩이 자리를 잡아 와디즈의 도움 없이도 펀딩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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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성 대표는 인터뷰 내내 크라우드 펀딩을 비롯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돈이 되는 기업이 아닌 지속가능성을 가진 진짜 좋은 기업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건강한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와디즈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문화예술인이나 사회적 기업, 벤처 등 자기 뜻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 분들입니다. 이들은 와디즈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스스로를 대중에 알립니다. 이처럼 진짜 좋은 기업이란 무엇인가, 진짜 필요한 금융이란 무엇인가를 풀어가는 게 와디즈의 역할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