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기청정기 시장 계륵? '업체 난립' 심화

日 브랜드 시장 장악, 신규 업체 '신중'

일반입력 :2015/04/16 16:11

이재운 기자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의 대기 환경이 날로 악화되면서 현지 공기청정기 시장 확대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체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파이 '크기'는 커졌는데, 막상 '먹을 수 있는 양'은 줄어들고 있어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 진출을 놓고 국내외 업체들이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중국의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1%에 불과하다. 바꿔 말하면 아직 개척할 여지가 많은, 이른바 ‘기회의 땅’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창 활성화되고 있는 한국 시장의 경우 보급률이 10%대 초·중반 정도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기회의 땅'처럼 보이는 중국 시장

중국 시장조사업체 중이캉은 2012년 126만대 수준이었던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가 이듬해 240만대, 지난해에는 360만대 가량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 앞으로도 성장세는 계속돼 2020년까지 연평균 48% 성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심각한 대기오염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경제성장에 따른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도 커지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여러 업체들이 의욕적으로 현지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영국의 다이슨과 중국의 샤오미, 그리고 한국의 위닉스 등이 최근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이슨의 경우 베이징에서 최근 출시행사를 열고 기존 날개 없는 선풍기에 공기청정 기능을 더한 제품을 선보였다. 샤오미는 일본 업체 제품을 베꼈다는 비아냥을 감수하며 제품 출시를 감행했고, 위닉스는 현지 유명 가구업체인 오우린과 손잡고 공동 마케팅에 나섰다.

일본 업체가 선점...이미 레드오션

다이슨 등 신규 업체들이 야심차게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미 현지 시장에서 고급형 제품은 일본 브랜드가, 보급형 제품은 현지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수 백에서 수 천 종류의 제품이 현지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 브랜드가 8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파나소닉, 샤프, 미쯔비시 등 일본 브랜드와 필립스, 블루에어 등 유럽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일본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그래프 참조). 새로운 브랜드가 끼어들어갈 여지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현지 업체 중에는 야두가 1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업체들이 저가 보급형 제품을 중심으로 난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브랜드는 선호도 조사 기준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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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가전 제조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업체 난립 등 경쟁이 너무 심하다는 내부 판단 하에 진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업계가 전반적으로 다들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현지 특성상 어느 정도 기본 물량은 가능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조심스러운 전망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