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카메라 전시회, 삼성 빠지니 ‘휑’

일반입력 :2015/04/15 14:24

이재운 기자

국내 유일 카메라 관련 전시회가 타격을 받게 됐다. 삼성전자가 불참하면서 생긴 공백에 올림푸스와 후지필름도 끝내 외면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전자 업계 박람회 전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5일 삼성전자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16일 개막하는 제24회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이하 P&I)에 삼성전자는 부스를 마련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사업부에서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말을 아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부스를 마련하는 비용 대비 효과(ROI)가 작아 불참하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불참에 더해 올림푸스한국과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도 불참한다. 이들 업체는 2013년부터 3년 연속으로 불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행사 자체에 대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오랜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실제 P&I에 참가하는 카메라 업체는 니콘이미징코리아와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소니코리아 등 실질적으로 3개 업체만 남게 됐다. 그나마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롯데와 캐논 합작사)과 펜탁스, 시그마, 맨프로토 제품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세기P&C, 카메라 액세서리 업체인 매틴 등이 참여해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시기 조정-콘텐츠 다양화 요구 거세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이 참에 국내 전자 산업 관련 전시회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한 카메라 제조사 관계자는 “P&I 시기에 맞춰 신제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요 제조사들이 P&I를 통해 처음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이른바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는 전무하다. 다만 캐논 EOS 5Ds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실제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 정도가 그나마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카메라 제조사들은 2월에 열리는 일본 CP+나 9월에 열리는 독일 포토키나 등에 맞춰 신제품을 공개한다.

다른 관련 업체 관계자의 지적은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을 제기한다. 그는 “과거에는 해외 대형 박람회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로가 없어 국내 전시회가 나름의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해외 전시회에 대한 언론 보도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 습득이 빠르게 되는 만큼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용 구성에 대한 보다 다채로운 방향성 모색에 대한 요구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일본의 관련 박람회인 CP+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전문 사진가의 특강 세션을 도입해 스튜디오 대표, 촬영감독, 사진대회 수상자 등 다양한 강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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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시도가 주최 사무국이나 참가 업체 모두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인식에는 전반적으로 공감대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모든 전자 산업 관련 박람회에 불참할 것이라는 보도가 등장하기도 했다. 물론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사안이라 해명했고, 업계에서도 실제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그만큼 업계에 위기감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