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검색, 지배적사업자 지정 타당치않다"

이상규·이경원 교수, 인터넷 시장획정 반박

일반입력 :2015/04/14 10:48    수정: 2015/04/14 10:59

정부의 성급한 규제정책이 빠르게 변화하는 인터넷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국내 업체들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인터넷 정보검색시장을 별도의 시장으로 획정,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정하고 각종 규제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논문이 발표돼 인터넷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 해 '2013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포털검색을 독립된 시장으로 구별할 수 있다”고 결론내고 규제정책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그러나 중앙대 이상규 교수와 동국대 이경원 교수는 최근 '인터넷포털의 사전규제 필요성과 시장획정'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연구에서 인터넷 포털 시장과 검색서비스 사업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시장 획정이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 저자들은 인터넷 포털이 ▲기술개발과 혁신을 통해 전면적 경쟁이 이뤄지는 시장이고 ▲매우 낮은 전환비용으로 서비스 간 이동이 자유로우며 ▲낮은 진입장벽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하는 역동적 시장 특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사전규제의 적용은 세계적 흐름에도 맞지 않고 기술개발과 혁신을 저해할 수 있어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또한 검색서비스 제공 사업자만을 대상으로 단독으로 시장 획정을 하는 것은 동일한 측면에서 경쟁이 이뤄지는 사업자들을 포함하지 않아 타당하지 않다는 점도 꼬집었다.

특히 ▲검색결과의 다양성과 깊이측면에서 검색의 목적에 따라 특정 분야의 합리적 상호대체 가능성이 성립하고 ▲검색서비스와 검색광고서비스라는 두 가지 사업모델 각각의 경쟁행태가 달라 단독시장 획정에 의한 경쟁상황평가로는 사업 전반을 판단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광고주의 경우 보다 효과적인 매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형태의 온·오프라인 광고서비스와도 합리적 상호대체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해 KISDI가 수요대체성 및 공급대체성 분석을 통해 포털검색 서비스를 독립된 시장으로 획정한 것과는 대치되는 내용이다.

실제로도 IT산업은 글로벌 플레이들 간의 경쟁이 다른 어떤 시장보다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검색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구글은 전자상거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아울러 모바일 시대를 맞아 제조사·OS(운영체계)·이동통신사까지 격돌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광고 시장은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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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업계는 글로벌 각축전이 치열한 인터넷 시장에서, 포털 검색을 독립된 시장으로 정의한 것은 세계 최초 사례라며 반발한 바 있다.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IT 생태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국내 포털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고 규제를 가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반론을 제기한 것.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경쟁환경에 대한 이해 없이 시장 획정 원칙을 정하고 섣부르게 규제정책을 시도하는 것은 국내 IT 생태계 경쟁에서 혼란만 가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시장 진출입이 자유롭고 역동적인 인터넷 시장에서 국내 IT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의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