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에서 욕설로 주로 쓰이는 ‘suck’이란 단어가 있다. “엿 먹이다” 같은 욕설로도 쓰일 뿐 아니라 심할 경우엔 구강 성교 같은 것들을 묘사할 때도 자주 동원되는 단어다.
기업들 입장에선 회사 명 뒤에 ‘suck’이란 단어가 붙을 경우 상당히 부정적인 뉘앙스를 줄 수도 있다. 그런데 오는 6월부터 닷석스(.sucks) 도메인이 본격 판매됨에 따라 벌써부터 기업들이 긴장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메인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가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에 닷석스 도메인이 약탈에 악용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씨넷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ICANN은 미국 FTC와 캐나다 소비자보호국에 보낸 편지를 통해 “닷석스 도메인이 약탈적이고 착취적이며, 고압적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ICANN은 닷석스 도메인이 어떤 대상을 경멸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테면 애플닷석스란 도메인을 사용할 경우 해당 기업에 부정적인 내용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장소로 쓰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기업 뿐 아니라 미국 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들의 명칭이 붙은 닷석스 도메인을 매입해 조롱 가능성을 사전 차단했다.
ICANN이 미국 FTC와 함께 캐나다 소비자보호국에 관련 문의를 한 것은 닷석스 도메인 판매를 담당한 곳이 캐나다 업체인 복스 포풀리(vox populi)이기 때문이다.
■ 닷석스 판매업체 토론 활성화
복스 포풀리는 닷석스 도메인을 판매하면서 “토론을 활성화하고, 의견을 나누라(Foster Debate. Share Opinions)”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복스 측은 “닷석스 도메인이 고객 관리 프로그램의 필수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ICANN의 생각은 다르다. 닷석스 도메인이 기업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복스 포풀리가 닷석스 도메인을 판매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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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스 포풀리는 닷석스 일반인 대상 판매가 시작되는 6월까지는 매입자를 제한하고 있다. 해당 기업이나 유명 인사들에게 매입 우선권을 주기 위해서다. 대신 이 때 구입할 경우 도메인 한 개당 2천 달러 가량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6월 이후에는 250달러, 혹은 매달 10달러씩에 도메인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판매 방식 자체가 약탈적인 행위라는 것이 ICANN의 판단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월마트는 월마트닷석스 도메인을 2천499달러에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