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서울모터쇼, 뭘 남겼나

차가 주인공인 행사로 성장...부족한 월드 프리미어 수는 '옥에 티'

일반입력 :2015/04/12 16:01    수정: 2015/04/12 17:23

2015 서울모터쇼가 12일 열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2017년 행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3일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15 서울모터쇼는 자동차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여러 시도가 돋보였다. 업체별로 선정적 의상의 모델 대신 큐레이터나 딜러 등 자동차 모델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을 늘려나갔고, 향후 자동차 산업과 IT 산업과의 융합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 등도 가졌다.

하지만 개선점도 남겼다. 올해 서울모터쇼는 지난 1995년 최초 개최 이후 최대 전시규모(91,141㎡)로 열렸지만 타 국가 모터쇼에 비해 현저히 낮은 월드 프리미어 차량수(7대)가 옥에 티다. 관객들을 배려하지 못한 일부 업체들의 정책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점점 성숙해진 ‘10살’ 서울모터쇼, 차가 주인공인 행사로 거듭나

1995년 이후 10번째로 개막한 올해 서울모터쇼는 국내외 32개 완성차 브랜드에서 370여대의 자동차들을 출품했다. 역대 서울모터쇼 행사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최대 규모만큼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 측은 행사 자체를 레이싱 모델보다 자동차가 우선이 되는 행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준비에 공을 들였다.

김용근 서울모터쇼 조직위원장은 서울모터쇼 개최 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각 업체에 레이싱 모델들의 선정적 의상을 지양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에 열리는 뉴욕국제오토쇼의 인기에 묻힐 수 있다는 지적에 “뉴욕국제오토쇼는 세계자동차공업협회(OICA)에서 인정받은 자동차 전시회가 아니다. 서울모터쇼는 OICA 공인 모터쇼”라며 품격있는 서울모터쇼를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용근 조직위원장의 의지는 대체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가 들려오고 있다. 2015 서울모터쇼에 참석한 주요 업체들은 레이싱 모델들의 선정적 의상 착용을 자제했고, 혼다나 폭스바겐 등의 수입차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자동차 전문 인력(큐레이터, 도슨트)을 집중 배치하는 등 수준높은 서울모터쇼 개최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서울모터쇼 조직위가 향후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고민해보는 자리를 여러번 마련한 것도 인상적이다. 조직위는 모터쇼 기간동안 디자인 관련 컨퍼런스 'Car is Art'와 IT산업과의 융합을 고민하는 ‘자동차, IT 기술을 만나다’ 세미나를 개최했다. 2일간 진행한 컨퍼런스와 하루만 진행한 세미나 자리는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월드프리미어 여전히 뒤지는 서울모터쇼

하지만 서울모터쇼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올해 서울모터쇼에 출품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차량 수는 7종(현대차 2대, 기아차 2대, 한국GM 1대, 쌍용차 XAV, 파워프라자 1대)에 그쳤다. 오는 22일 개최하는 상하이모터쇼(20대)와 2월 막을 내린 제네바모터쇼(100여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국내 자동차 팬들을 배려하지 못한 업체들의 정책도 올해 서울모터쇼의 큰 아쉬움 중 하나다. 기아차는 올해 서울모터쇼를 통해 신형 K5 외관만 최초 공개했다. 실내는 아직 사양이 확정되지 않은 관계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아차는 같은 기간에 열린 뉴욕국제오토쇼에서 신형 K5 실내도 함께 공개해 서울모터쇼 관람객들을 전혀 배려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쌍용차는 지난 2일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때 티볼리 전기차를 선보였지만, 일반 관람일정이 시작된 3일부터 티볼리 전기차를 부스에서 뺐다. 쌍용차 관계자는 “용도 변경을 위해 해당 차량은 상하이오토쇼 현장에 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아직까지 서울모터쇼는 자동차 업체들의 집중도를 끌어모으기엔 2% 부족하다는 외부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관련기사

서울모터쇼 조직위는 올해 서울모터쇼 실관람객 수가 약 61만명이라고 12일 밝혔다. 목표했던 65만명 수치보다는 못 미치지만, 조직위 내부에서는 올해 서울모터쇼가 과거 행사에 비해 미래의 잠재수요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창출했다는 평가다.

김용근 조직위원장은 “서울모터쇼는 세계 유수의 모터쇼에 비해 역사적 상징성과 시장규모 및 전시장 규모와 위치등에서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전시내용 향상과 품격 격상 등 서울모터쇼만의 차별화 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