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뉴욕타임스가 최근 흥미로운 발표를 했다. 오는 24일 출시될 애플 워치를 겨냥해 ‘한 문장으로 된 뉴스’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발표를 하면서 이용자들이 애플 워치에서 빠르게 뉴스를 읽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텔링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또 한 문장으로 구성된 이 기사는 비즈니스, 정치, 과학 등 많은 섹션에 있는 뉴스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해 준다고 설명했다.
한 문장 뉴스는 뉴욕타임스의 뛰어난 사진들과 함께 간략한 요약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의 이런 움직임은 '일회성'은 절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들어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를 선언하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작년부터 모바일 트래픽 비중 50% 넘어
마크 프론스 뉴욕타임스 수석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IO)는 최근 ‘엔터프라이저스 프로젝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모바일 퍼스트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 마크 프론스 글 보러 가기)
뉴욕타임스가 ‘모바일 퍼스트’를 선언한 것은 독자들이 그 쪽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프론스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뉴욕타임스 전체 트래픽에서 모바일 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비중은 지난 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뉴욕타임스는 향후 2, 3년 내에 모바일이 전체의 75% 가량을 차지하면서 지배적인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의 여러 연구 결과들을 봐도 '모바일 퍼스트'가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스마트폰 이용 용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뉴스 속보 습득이었다.
특히 49세 이하 계층에선 70% 이상이 뉴스 속도 습득이 스마트폰의 중요한 용도라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인 만큼 ‘모바일 플랫폼’ 쪽에 최우선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것이 뉴욕타임스 콘텐츠 전략의 핵심이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모바일 퍼스트’란 대체 뭘까? 란 질문이 바로 그것. 모든 것을 모바일 플랫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프론스 부사장은 가능하면 특정 플랫폼에 좌우되지 않는(platform-agnostic) 콘텐츠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기기에서 끊김 없는 작업 및 구독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콘텐츠 생산을 비롯해 각종 툴과 기술들을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해야 한다. 광고 역시 모바일 환경에 맞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모바일 환경에서는 일반적인 웹과 다른 방식으로 읽고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모바일이라고 할 때는 스마트폰을 의미한다. 따라서 스마트폰에서는 어떻게 읽고 쓰는 지에 대해 먼저 탐구할 필요가 있다.
■ 스마트폰에선 속보 알림 수신 활동 많아
뉴욕타임스 얘기를 하기 전에 통계 자료 하나를 먼저 살펴보자. 하이차트(highcharts.com)가 조사한 자료다. 이 자료에 따르면 태블릿PC와 스마트폰에서 뉴스를 접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 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태블릿에선 상대적으로 뉴스 콘텐츠를 읽는 활동을 많이 한다. 반면 스마트폰은 ‘속보 알람’을 받는 빈도가 훨씬 더 많다. 화면이 큰 태블릿에선 주로 읽는 쪽을, 반면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선 속보를 얻는 활동을 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 역시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프론스 CIO는 “(모바일 환경을 겨냥해) 여러 측면에서 뉴스를 보도하고, 또 표출하는 방식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예를 들면 모바일 기기에서 트래픽을 몰아오고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알림이나 ‘속보 경보’ 기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부분도 간단하지는 않다. 속보 알림을 누를 경우 어떤 화면을 보여줄 지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스토리텔링에 대해선 여전히 통일된 해답이 없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앱과 모바일 웹에 각종 테스트 기능을 구축하고 있다. 어떤 형태와 어떤 콘텐츠에 독자들이 가장 잘 반응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서비스도 속속 내놓고 있다. 그 첫 작품이 지난 해 3월 선보인 ’NYT NOW’ 앱이다. 뉴욕타임스 주요 기사를 볼 수 있는 ‘NYT 나우’ 구독료는 4주에 7.99달러다.
뉴욕타임스가 애플 워치를 겨냥해 ‘한 줄 뉴스’를 만들기로 한 것 역시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애플 워치란 또 다른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스토리텔링 실험을 해보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사 생산 도구인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도 모바일 환경에 맞게 개편한다.
■ NYT의 모바일 퍼스트 야심, 잘 실현될까
'디지털 퍼스트'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퍼스트 역시 실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독자들이 있는 곳과 돈이 몰리는 곳이 다르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모바일 기기로 기사를 많이 보지만 광고는 여전히 웹 쪽에 더 많이 있다.
게다가 모바일 환경에선 배너를 비롯한 각종 광고를 표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화면이 작기 때문이다. 작은 화면에 광고를 우겨 넣을 경우엔 가독성이 떨어져 독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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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의 해답 중 하나가 네이티브 광고다. 콘텐츠 자체가 광고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에서도 잘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론스 CIO는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새로운 광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쪽으로 네이티브 광고를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1, 2년 내에 모바일이 지배적인 플랫폼에 될 것에 대비해 앱과 모바일 웹을 새롭게 개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