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율주행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2015 자율주행자동차산업 발전 심포지엄’을 열고 자율주행차 시장 촉진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정책안을 발표했다. 지난 24일 정부가 총 1조원 투자 규모의 ‘미래성장동력-산업엔진 종합계획실천계획안’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행사다.
정부는 종합계획실천계획안을 통해 스마트카 관련 분야에 282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각 정부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오는 2020년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스마트카 생태계 활성화 촉진을 준비하고 있다.
■1단계 자율주행차 기술 탑재 수준…“법과 기술적 한계 걸림돌 많아”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범위를 4단계로 나눠 보고 있다. 1단계는 ‘선택적 능동제어 단계’로 운전자들이 운전대 또는 페달 중 선택적 자동제어가 가능하다. 2단계는 ‘통합 능동제어 단계’로 운전자들의 시선은 전방을 유지시키지만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다. 3단계는 자동차전용도로 등 제한된 조건에서 운전자들이 주행 중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제한적 ‘자율주행 단계’, 최고등급인 4단계는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단계’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대다수 1단계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 판매되고 있다. 1단계 기술 차량들은 주로 차선이탈경보장치나 크루즈 컨트롤 등의 장치가 탑재됐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문종덕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스마트카 PD는 “정부 차원에서 우리나라 자율주행차 기술을 2단계까지만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법과 제도적인 걸림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스마트카(자율주행차 포함) 발전을 위해 총 3단계 계획을 설명했다. 올해까지 스마트 자동차 발전 기반 구축을 위한 1단계를 수립하고, 내년부터 2019년까지 스마트카 상용화 기반 구축을 위한 2단계, 2020년 이후부터 스마트카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3단계가 진행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부품산업, 외국 회사에 밀려
정부가 282억원을 들여 자율주행차 사업 촉진을 위한 3단계 계획을 설명했지만, 현실적으로 자율주행차 산업 촉진화를 위해서 국내 부품회사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PD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속도는 앞으로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자율주행차 관련 국내 핵심부품 기술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자율주행차 부품의 핵심이 되어야 할 센서 제품들은 우리가 외국업체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국내 부품업체와 협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오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기술을 상용화 하겠다”며 “국내 부품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해 자율주행 기술의 국산화를 달성하고 차세대 스마트카 대중화시대를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완성차 업체 스스로 자율주행차 산업을 이끌 수 없는 만큼 현대·기아차 등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향후 국내 부품업체와의 협업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우려 큰 자율주행차, 자체 테스트베드로 해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인사말을 전한 허경 자동차부품연구원장은 “지금 이 시점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자율주행차가 현실화되기는 힘들다”며 “시스템 해킹 우려와 임의로 차선의 모양을 변경할 수 있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 자율주행차 인지기술이 부족하다면 해결이 힘든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아직까지 자율주행차에 대한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 지난해 10월 자율주행차 정의 및 임시운행 허가 마련을 위해 자동차관리법이 개정 발의됐다. 이를 통해 시험연구 목적의 자율주행자동차는 반드시 안전운행의 요건을 갖추어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정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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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홍윤석 자동차안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할 수 있는 기간은 2년이다”라며 “지난달에 임시운행 가능 기간을 5년으로 연장하기 위한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라고 밝혔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자율주행차 안전 확보를 위한 자체 테스트베드(시험용 도로)를 구축할 예정이다. 홍 부연구위원은 “약 11만평 규모의 테스트베드를 내년부터 2019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라며 “오는 7월 세계 최초 자율주행차 실험도시로 발돋움할 미국 미시간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