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SK텔레콤의 판매 장려금(리베이트) 지급행위에 대해 단독 제재 결정을 내린다. 방통위 설립 이후, 국내 최대 이통사에 대한 첫 단독 제재인데다, 기대를 모아온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통사는 물론 제조사, 유통점들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그동안 이통사들의 편법적인 마케팅 수단이 돼 온 리베이트에 대해 정부가 행정제재 결정을 내릴지도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오후 2시에 전체회의를 갖고 SK텔레콤의 리베이트 지급건이 단말기유통법을 위반했는지 판단하고 행정제재 여부를 결정한다.
우선, 최대 관심사는 영업정지 부과 여부다. 시정명령과 과징금은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지만, 영업정지를 두고 이견이 엇갈린다.
당장, 영업정지 제재가 내려질 경우, SK텔레콤으로서는 갤럭시S6 출시 시점과 맞물려 영업상의 큰 손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SK텔레콤이 영업정지에 돌입할 경우, KT·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갤럭시S6를 앞세워 대대적인 영업공세에 나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부과한 사업정지와 달리 기기변경은 가능하지만, 이통사를 바꾸는 번호이동(MNP) 이탈을 막을 수는 없는 실정이다.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이통업계는 물론 단말기 제조사, 유통업계도 정부의 이번 행정제재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략제품 출시를 앞두고, 하필 정부가 국내 최대 이통사의 손발을 묶어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갤럭시S6 출시 이후에는 LG전자가 역시 전략제품인 G4(가칭) 출시를 앞두고 있어 방통위가 제재를 늦추더라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혹한기'를 보내고 있고, 부가가치세 납부 시기까지 겹쳐 이른바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유통망 역시 영업정지에 극도로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통사는 물론 단말기제조사, 유통망까지 이번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나서면서, 방통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도, 방통위의 행정제재 수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14조에 따라 위반행위가 3회 이상 반복될 경우 영업정지로 이어질 수 있는데, 리베이트와 관련한 이용자 차별 행위라면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리베이트 증액 시기에 맞춰 방통위가 조기에 개입했기 때문에 위반율도 많지 않아 제재 수위는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정부로서는)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면해야 하고, 단통법의 한계인 리베이트 제재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분분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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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영업이 문제가 된 만큼, 지난해 10월 '아이폰6' 대란과 유사한 제재가 내려지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시 방통위는 이통3사에 과징금과 시정명령에 더해 마케팅 담당 임원을 고발 조치한 바 있다.
방통위 한 고위관계자는 “단말기 유통법 위반에 따른 모든 제재 방식을 두고 각각의 영향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면서도 “토의를 거쳐 제재를 결정할 상임위원 간 의견이 어느 방향으로 조율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