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방한한다.
25일 소식통에 따르면 로메티 CEO는 25일부터 3일간 방한, 국내 주요 기업 고위 임원과 정관계 인사를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논할 예정이다.
로메티 CEO의 주요 방한 목적은 국내 시장에 누적된 한국IBM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고 본사가 추진 중인 신규 사업에 탄력을 더하기 위한 산업계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IBM는 지난해 핵심 제품인 메인프레임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요 고객사인 KB국민은행과의 마찰을 겪었다. 한국IBM측이 사건 전후를 둘러싼 의문에 명확히 답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는 것처럼 비치면서, 사건은 당사자인 KB국민은행뿐아니라 국내 금융권 전반에 부정적으로 각인됐다. (☞관련기사)
한국IBM은 이달초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건물로 사무실을 옮기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오늘은 여의도 신사옥 6층에 IBM클라이언트센터를 열고 금융, 유통, 제조, 통신, 공공 등 산업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며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IBM의 신기술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IBM은 앞서 본사 방침에 따라 시작한 조직개편 및 사업 정비를 통해 국면 전환을 노리는 모양새다. 본사가 지난 1월 연간 실적을 공개하며 하드웨어 사업 부진을 올해 모바일, 애널리틱스, 전자상거래, 클라우드서비스, 인지컴퓨팅 등 신사업 성과로 상쇄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박자를 맞추려는 움직임이다. (☞관련기사)
이런 점에서 로메티 CEO의 방한은 본사의 전략에 대한 한국IBM의 대응 역량을 파악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본사가 한국시장에 기울일 수 있는 투자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제스처로도 읽힌다.
다만 로메티 CEO의 방한이 한국 시장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의미하는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본사의 전략을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에서 모두 실행해 나가기 위해 지역마다 순차적인 방문 일정을 잡았을 측면도 있다.
실제로 로메티 CEO는 한국보다 먼저 중국을 찾았다.
로이터 보도(☞링크)에 따르면 로메티 CEO는 지난 23일 중국 정부가 베이징에서 주최한 연례행사 '중국개발포럼'에 참석해 13억인구의 중국사람들은 나라의 IT산업이 원활하길 바라는데, 어떤 회사들은 두려워할 수 있다고 보지만, IBM은…엄청난 기회를 찾았다고 발언했다.
이는 최근 중국에서 시작한 파워칩 기반 중국제 서버 제품 사업을 염두한 발언이다. 지난주 IBM은 '쑤저우파워코어테크놀로지'가 자사 파워8 프로세서를 탑재한 중국제 하드웨어로 돌아가는 서버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서버 수요가 커질 경우 IBM은 인텔이 독식하고 있는 개방형 서버 프로세서 시장에서 자체 프로세서의 공급 기회를 키울 수 있게 된다.
다만 로메티 CEO가 한국에서 외부 공식 행사에 참석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한국IBM 홍보실은 로메티 CEO의 한국 체류 여부와 관련된 질의 내용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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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메티 CEO는 과거 IBM의 세일즈부문 총괄 담당 임원이었고, 지난 2012년부터 샘 팔미사노 전 IBM CEO 겸 회장의 후임으로 IBM 수장을 맡았다.
팔미사노는 지난 2011년 10월 로메티를 자신의 후임자로 공식 소개하며 클라우드와 분석 영역부터 슈퍼컴퓨터 왓슨을 상업화하는 것까지, IBM 성장비책을 실천할 장기적 전략적 사고와 목표 시장에 대한 집중력이 필요하다며 로메티는 CEO의 역할에 독창적으로 결합한 비전, 고객 집중, 추진력, IBM임직원 특유의 열정을 동원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