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가입자의 절반 이상인 2800여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이 20일부터 특별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SK텔레콤은 매년 10여명 전후의 명퇴 프로그램을 가동해왔지만, 이번에는 명퇴금 수준을 대거 높임에 따라, 명퇴자 수도 대거 늘어날 전망이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번 명퇴 프로그램이 최근 제기돼 온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합병을 위한 예비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8일 SK텔레콤 측은 “퇴직 준비를 위해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이어오던 특별 퇴직프로그램의 조건을 노조의 건의에 따라 사측에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프로그램 대상자 조건은 45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이었으나 나이에 상관 없이 15년 이상 근속자까지 넓혔다. 또 퇴직비를 전체 연봉 가운데 기본급여의 60개월치에서 80개월치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 진행되는 특별 퇴직프로그램의 신청자가 15명에서 20명 선으로 큰 숫자는 아니었다”며 “퇴직 이후를 준비하는 직원 입장에서 프로그램 조건이 약한 것 아니냐는 문제 의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내부적으로는 이렇듯 명퇴 프로그램의 조건을 개선했다는 설명이지만, 업계나 증권가의 반응은 이번 명퇴 프로그램이, 명예퇴직 유도를 통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동통신 시장이 이미 성장정체기로 접어든데다,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이 애플, 구글 등 모바일 플랫폼 업체들에 넘어가면서 국내 1위 이통사도 구조조정기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국내 2위 이통사인 KT가 8천여명의 대규모 인원을 구조조정한 바 있다.
다만 SK텔레콤은 유선통신 사업부문이 별개 회사로 따로 있지만, 2, 3위 경쟁사보다 적은 인력으로 꾸려져 있다.
지난해 대규모 명예퇴직자를 내보낸 KT가 2만3천여명, LG유플러스는 7천여명의 임직원이 근무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명퇴 프로그램이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기 위한 예비수순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과거 몇년간 매년 큰폭의 명퇴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몸집을 줄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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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증권가에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합병설이 제기되자, SK텔레콤은 합병을 검토한바 없다고 공시했다.
SK텔레콤측은 이번 퇴직 프로그램은 매년 노조와 통상적으로 해 오던 것이라며 대규모 명퇴란 해석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