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비용 1조원 쓴 KT…"3분기 수익 개선"

일반입력 :2014/07/29 19:11    수정: 2014/07/29 19:31

마케팅 비용 증가와 명예퇴직비용 부담으로 1~2분기 연이어 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KT가 향후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과 유통망 강화에 힘입어 무선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이유에서다.

KT는 29일 실적발표를 통해 “1조원 규모의 명예퇴직 비용이 일시에 지급되면서 8천130억원의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며 “3분기부터 무선사업 턴어라운드 본격화, 사업합리화, 명예퇴직 등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컨퍼런스콜을 통해 김인회 KT 재무실장은 “내년에는 확실히 수익성 측면에서 턴어라운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선 제외 서비스 매출은 모두 상승

대규모 명예퇴직 등으로 올해 KT에서 퇴직한 직원 수는 총 8천356명. 명예퇴직비용만 모두 1조2천357억원이 들었다. 전체 명예퇴직 비용 가운데 2분기 실적에 반영된 비용은 1조527억원이다.

인건비가 일부 포함될 수는 있지만 2분기 명예퇴직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약 2천400억원의 영업이익 흑자가 가능했을 수 있는 수치다. 당기순익 흑자전환도 가능했을 전망이다. 하지만 KT는 체질 개선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담겼다.

분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KT는 무선통신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김인회 재무실장은 “2부기 번호이동(MNP) 시장에서 10만6천건의 순증을 기록했다”며 “유통망 회복과 인지도 개선이 가입자 순증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통3사 영업정지가 끝난 이후에도 가입자 개선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며 “통신 경쟁력 회복을 바탕으로 무선과 미디어산업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6월말 기준 무선 누적 가입자수는 1천677만여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김인회 실장 역시 30%대의 시장점유율을 지켜낸 점에 큰 의미를 뒀다.

무선 통신 외에 ▲미디어 콘텐츠 부문 ▲금융 렌탈 부문 ▲기타 서비스 매출 부문 역시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한 유선 통신 부문은 결합상풍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하락세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수익구조 개선 가속화, 단통법 2.1GHz 변수

분기 적자의 최대 이유인 명예퇴직 비용도 모두 절감한 만큼 당장 다음 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사 대비 인력 구조가 방만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KT는 8천여명의 명예퇴직으로 인해 수익구조 개선 가능성이 열린 상황이다.

김인회 재무실장은 “올해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인한 영업이익 개선 효과는 4천7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미 퇴직비용까지 처리한 가운데 무선사업 부문 성장의 가속화와 영업이익 개선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것이다. 또 LTE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무제한 요금제등 고가 요금제 가입자 증가에 따라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상승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3분기 실적은 무난히 선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그 이후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 단말기 유통법과 3밴드 CA LTE 등의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10월 시행되는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증가가 어렵기 때문에 KT는 기존 가입자의 ARPU 상승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마케팅 비용이 다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새로운 제도인 만큼 어느 사업자도 불확실성을 걷어낼 수 없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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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운로드 기준 300Mbps를 지원하는 3밴드 CA LTE 구축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KT는 10MHz 폭의 주파수가 하나 더 필요한 상황이다. 즉 이 주파수를 구하지 못하면 경쟁사에 뒤쳐질 수 있다.

김인회 실장은 이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에 2.1GHz 주파수를 LTE 용도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ITU 기술표준에 LTE가 포함돼 있고 세계적으로 주파수 기술중립성이 확정되고 있기 때문에 용도 변경을 통한 주파수 재할당을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