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사이어노젠 투자 안 했다"

안드로이드 개조 OS 개발업체 진로 주목

올초 예고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안드로이드 개조 운영체제(OS) 개발업체 '사이어노젠(Cyanogen)' 투자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지난 13일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이어노젠이 1억1천만달러 투자 유치 계약을 거의 성사시킨 가운데 MS는 이들에게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링크)

보도에 따르면 사이어노젠은 위프로의 프렘지인베스트를 포함한 투자자들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는데, 당시 MS와도 투자 협상을 진행했지만 MS 측은 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월 29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당시 사이어노젠이 추진하는 7천만달러 투자 유치에 MS가 소규모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다만 WSJ의 보도 중 사이어노젠의 투자 규모가 안드로이드에 대한 구글의 통제력을 줄이고 싶어하는 다른 투자자들의 참여로 더 커질 수 있다던 전망은 사실이 됐다.

사이어노젠은 자체 안드로이드 배포판 '사이어노젠모드(Cyanogen Mod)'를 만든 회사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구글의 통제력을 벗어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사이어노젠은 제조사들에게 구글 안드로이드의 대안을 제공한다. 구글에겐 다소 성가실 수 있는 존재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버전에 핵심 기능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생태계를 통제해 왔다.

사이어노젠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지난 2013년 텐센트 등으로부터 3천만달러 투자를 받은 뒤 지난해 중국 신생 제조사 '원플러스'의 '원'과 알카텔의 '원터치 히어로2플러스'에 OS를 제공했다. (☞링크)

사이어노젠은 작년말 인도에서 출시된 '유텔레벤처스'의 첫 스마트폰 '유레카(Yureka)'용 OS도 제공했다. 유텔레벤처스는 현지 제조사 마이크로맥스의 새로운 브랜드 스마트폰 '유(YU)' 시리즈 담당 자회사다. 지난달 WSJ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맥스는 지난해 4분기 인도 시장 점유율 면에서 삼성전자를 앞섰다. (☞링크)

구글은 당연히 사이어노젠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구글의 크롬 및 안드로이드 총괄 임원인 선다 피차이가 사이어노젠의 경영진과 만나 직접 인수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관련기사)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의 영향력이 줄어들 경우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이나 윈도폰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는 MS에겐 호재로 작용한다. MS가 사이어노젠 투자에 관심을 보였던 이유중 하나다.

MS는 사이어노젠에 직접 투자하지 않더라도 이들과 관계를 맺고 구글 안드로이드의 영향력에 맞설 수 있다. 사이어노젠의 안드로이드에 구글 핵심 서비스에 대응하는 MS 서비스를 탑재하는 식이다.

MS는 이미 개인 및 기업용 클라우드스토리지 '원드라이브', 기록용 앱 '원노트', 음성 및 영상 전화 '스카이프' 등을 삼성전자 갤럭시S6같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 탑재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지난 13일 IT미디어 더버지도 블룸버그의 MS 사이어노젠 투자 무산 소식을 인용 보도하면서 라이벌 플랫폼에 (직접) 투자하는 건 스마트폰에 윈도10을 얹기 위한 미래 시나리오에 부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며 (향후에도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MS의 역할은 주로 특허 로열티를 얻어내는 것과 자사 소프트웨어를 다른 플랫폼에 개방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