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안드로이드커뮤니티에서 배포된 시아노젠모드(CyanogenMod) 등 유명 커스텀 롬에 제기된 저작권법 침해 주장을 거두면서 공식 사과했다.
지난 5일 호주 안드로이드 전문사이트 '오스드로이드'는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MCA) 위반사례로 지목된 오픈소스 협업사이트 기트허브(GitHub)기반 코드 저장소 116건에 대한 폐쇄 요청이 철회됐다고 보도했다.
주로 안드로이드 커스텀롬 파일을 다루는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된 코드 저장소를 운영 중이었다. 45개 사용자 계정이 올려 배포한 파일 내용에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다루는 부분의 소스코드가 포함돼 있었다. 이런 파일이 기업비밀로 취급되는 퀄컴 기술의 저작권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를 제기한 곳은 퀄컴이 아니라 기업의 보안과 브랜드 보호를 위한 모니터링 대행업체 '사이베일런스(Cyveillance)'였다. 지난 2일 사이베일런스는 기트허브에 퀄컴의 기술에 대한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는 파일을 45개 계정 명의로 배포하던 코드 저장소 116건을 적시한 문건을 통해 다음과 같이 그 배포 중지를 요구했다.
사이베일런스는 매우 민감하고 기밀이며 영업비밀이고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문서가 상기 웹사이트 허가되지 않은 채 출판, 공개, 복제된 점을 최근 밝혀냈다. 특히 우리는 퀄컴의 기밀이며 자산에 해당하는 해당 문서들의 위치와 파일명을 아래 적시했고 이것들이 퀄컴의 허가 없이 게재됐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사이베일런스도 미처 밝혀내지 못한 점이 있었다. 이들이 퀄컴의 허가 없이 파일을 무단 배포했다고 꼽은 계정 45개 중에는 퀄컴이 인수한 무선랜칩 업체 아데로스(atheros) 담당자의 것도 껴 있었단 사실이다.
6일(현지시각) PC매거진 온라인판은 이에 대해 우습게도 qca라는 계정이 퀄컴의 저작권 위반 사용자의 것으로 지목됐는데 이는 퀄컴 아데로스에서 관리하는 계정이라며 사이베일런스의 문제제기는 정밀한 대상을 포착한 게 아니라 대상의 범주를 어림잡는 식이라 평했다.
퀄컴에게 민망한 상황은 여기에서 마무리된 게 아니었다.
사이베일런스가 저작권법 위반사례로 발견한 기트허브 저장소 웹사이트는 발견 즉시 DMCA 규정에 따라 접근이 차단됐다. 퀄컴 사업부에서 직접 안드로이드 관련 파일을 배포한 코드 저장소가 퀄컴 저작권을 위반했다고 폐쇄된 셈이다.
이렇게 퀄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접근이 막힌 저장소 중에는 단말기 제조사 소니와 시아노젠모드도 포함됐다. 소니는 퀄컴 프로세서를 사용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시아노젠모드는 유명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위한 커스텀롬 제작 커뮤니티로 출발해 이를 사업화한 곳이다.
블로그형 IT미디어 엔가젯은 이 소식을 보도하며 저장소에서 배포하는 코드의 문제가 되는 부분을 걷어내기만 한다면 적법한 행위라 볼 수 있지만, 이렇게 할 경우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탑재한 수많은 단말기에서 돌리는 안드로이드를 고칠 때 엄청난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아노젠모드의 커스텀롬 개발팀이 관리하는 코드는 상용화된 여러 안드로이드 단말기 사용자에게 제법 널리 쓰이고 있다. 위법한 기술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칫 해당 코드의 수정을 강요할 경우 이를 잘 써온 수많은 사용자와 개발자들로부터 커뮤니티 차원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실제로 퀄컴은 사이베일런스의 DMCA 규제 준수 요청을 공식 철회하고 '생태계를 놀래킨 점'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다. 제 발등을 찍고 안드로이드 단말기 제조 파트너와 여러 사용자 커뮤니티의 반발을 살 뻔한 상황을 방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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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각) 안드로이드전문사이트 안드로이드폴리스는 퀄컴은 더 정밀한 코드 리뷰 절차를 추가하고, 법적 고지문이 날아들기 전에 분쟁 소지를 해결할 수 있는 평화로운 방법을 (커뮤니티, 파트너와) 공동으로 도출하는 등 이제 더 신중한 접근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사이베일런스의 모니터링 활동 관련 소식을 처음 전한 오스드로이드는 이를 후속 보도하면서 이 조치는 아직 실질적으로 발효되진 않았다며 문제가 됐던 저장소들이 지난주 목요일(3일)부터 아직까지 오프라인 상태지만, 다음주초(7일 이후) 정상화될 듯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