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총, 30분만에 일사천리로 끝나

별도의 충돌 발생하지 않아

일반입력 :2015/03/13 13:40    수정: 2015/03/13 13:41

‘일사천리’

13일 오전 9시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현대차 제47기 정기주주총회의 전체 분위기였다. 불만사항은 전혀 없고 회사에 대한 응원 메시지가 계속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현대차의 지분 76.6%를 보유한 주주 1천471명이 총회 시작 20여분 전부터 자리를 매웠다. 주총 안건은 총 4개로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건 ▲윤갑한 현대차 사장 등 사내외 이사 선임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으로 구성됐다. 주총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던 사안은 윤갑한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이다. 주총이 개최되기 약 1주일 전부터 국민연금 등 일부 현대차 주주들이 한국전력 부지 고가 인수 논란의 이유로 윤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주식 31만8881주를 갖고 있는 브레인자산운용은 윤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대한 반대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윤 사장은 현대차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날 의결권을 행사한 한 현대차 주주는 “윤갑한 사내이사 후보자는 현대차의 무분규 단체 협상을 이끌어 왔다”며 “심지어 비정규직 문제를 원칙적으로 해결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며 윤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지지했다.

이후 윤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은 별다른 이의없이 이날 주총에서 통과됐다. 이에 힘입어 이동규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이병귝 이촌세무법인 회장의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선임건이 통과됐다. 사내외 이사로 선임된 세 사람은 앞으로 회사 운영을 잘 이끌겠다며 주주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미래 비전을 바라보는 자리가 된 현대차 주총

현대차는 주주총회 시작전 현대차의 대표 캠페인인 ‘live brilliant(리브 브릴리언트)’ 광고 영상을 시작하며 딱딱할 수 있는 주주총회 분위기를 살리려고 애를 쓴 모습이었다.

현대차의 향후 계획도 주주총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주주총회 의장으로 나선 김충호 현대차 대표이사(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사상 최초로 505만대를 생산 및 판매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별도의 서면 인사말을 통해 “‘투자 확대를 통한 미래 경쟁력 제고’를 2015년 경영방침으로 정했다”며 “친환경차 분야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려 원천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지속시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박유경 APG 자산운용사 아시아지배구조담당자(이사)의 제안이 눈길을 끌었다. APG 자산운용사는 네덜란드 연금 투자기관으로서 자산규모가 490조에 육박하는 현대차의 장기 주주에 속한 기업이다.

박 이사는 “경영진이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주주 의견을 반영하는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이사회 내부에 거버넌스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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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는 이어 “사외이사 중 한명이 주주 권리를 보호하는 담당 사외이사 역할을 하게 해달라”며 “이사회가 경영방안을 승인할 때 주주 입장을 취해주는 역할을 해달라”는 부탁도 남겼다.

이날 현대차는 혹시나 생길 수 있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사옥 입구부터 출입증 패용 검사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주주총회장 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인력도 곳곳에 배치했다. 그러나 이날 주총은 모든 안건이 일사천리로 끝나 별도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고 주주들은 총회 종료 이후 빠르게 회의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