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미국)=황치규 기자>디지털 마케팅과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환경 간 융합이 본격화됐다. 디지털 마케팅 선도 업체인 어도비가 포문을 열었다.
어도비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연례 디지털 마케팅 컨퍼런스 '어도비서밋2015'를 열고 웹과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이어 IoT를 디지털 마케팅의 새로운 전략적 요충지로 제시했다. 마케터들이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개인화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서밋 기조연설에서 이제 기업은 조직간 이기주의를 깨고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마케팅이 모든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oT 지원을 위해 어도비는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우선 기존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확장한 IoT용 SDK다. IoT용 SDK는 마케터들이 각종 커넥티드 기기들에 대한 측정과 분석을 가능케 한다. 웨어러블을 포함한 각종 IoT 기기들에서 디지털 콘텐츠 테스트, 최적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어도비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인 마케팅 클라우드에서 개인화 서비스를 담당하는 솔루션은 어도비 타깃이다. 어도비 타깃을 통해 마케터는 ATM 기기, 주유계기판, 게임콘솔, 자동차 계기판, 애플리케이션 등 생활속의 다양한 접점에서 고객 관심에 기반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어도비 익스피어리언스 매니저 스크린(Adobe Experience Manager Screens: AEMS)도 오프라인 지원 강화용이다. AEMS는 마케터들이 이미지 및 3D 인터랙티브 콘텐츠 경험을 매장이나 호텔, 자동판매기와 같은 기기로까지 확대할 수 있게 해준다. '크로스 스크린'을 지원해 마케터들은 웹, 모바일앱 등에서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
인텔리전트 로케이션 기능(Intelligent Location Capabilities)도 눈에 띈다. 인텔리전트 로케이션 기능은 기업들이 GPS와 아이비콘(iBeacon) 환경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이용해 오프라인 환경에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노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들은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매장, 스포츠 경기장, 공항, 호텔, 박물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트래픽 패턴과 고객 참여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매장 구조를 바꾸고 디스플레이를 최적화해 투자대비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어도비 설명이다.
어도비의 브래드 렌처 디지털 마케팅 총괄 수석 부사장은 마케팅이 세계 최대 브랜드, 에이전시, 미디어 기업들의 디지털 변혁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이제 마케팅은 마케팅 부서 영역을 넘어 기업들이 모든 접점에서 고객들과 교류하는 방식은 물론 기업 조직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고객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갖게 되면서, 디지털 경험은 쇼핑 방식, 자동차와의 상호 작용, 자판기에서 음료를 사는 방법까지 바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도비의 행보를 보면 오프라인은 향후 디지털 마케팅 업계의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투오프라인(O2O)와 같은 트렌드가 부상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어도비는 이번 서밋에서 마케팅 클라우드를 구성하는 새로운 솔루션 2종도 새로 발표했다. 어도비 오디언스 매니저와 어도비 프라임타임이다. 그동안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는 애널리틱스, 타깃, 익스피어리언스 매니저, 소셜, 미디어 옵티마이저, 캠페인 6개 솔루션으로 구성됐다.
새로 공개된 오디언스 매니저는 마케터들이 익명의 고객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오디언스 마켓플레이스(Adience Marketplace)와 가정에서 기기 하나를 공유하는 개개인을 모두 겨냥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증을 가능케 하는 크로스 디바이스 식별(cross-device identification) 기능을 포함한다.
NBC스포츠, 컴캐스트, 터너 브로드캐스팅, 타임워너 케이블 등이 이미 사용 중인 어도비 프라임타임은 멀티스크린 TV 플랫폼이다. 확산되고 있는 커넥티드TV 환경을 겨냥했다. 프라임타임은 마케터들과 광고 담당자들이 내부 및 외부에서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오디언스 매니저로 불러와 특정 고객군을 겨냥한 광고 캠페인을 실행할 수 있게 한다. '크로스 디바이스 노출율 제한'(cross-device frequency capping, 특정 광고가 한 사람에 노출되는 횟수 제한) 기능도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미디어 기업들은 여러 플랫폼에 걸쳐 개인화된 광고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기 여러 개를 쓰는 사용자가 같은 광고를 반복해서 보지 않도록 조정할 수 있다.
어도비는 이번 서밋에서 하나의 플랫폼에서 고객 타게팅과 광고 구매, 데이터 확보, 광고비 집행 등을 통합할 수 있도록 한 솔루션도 발표했다. 이 솔루션은 웹, 모바일 앱, CRM 시스템 등과 같은 광범위한 소스에서 나온 고객과 행동 데이터를 매칭시키고 어도비 미디어 옵티마이저(Adobe Media Optimizer)를 통해 돈을 내고 광고 공간을 구매하는, 이른바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 캠페인 집행을 자동화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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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마케팅 지원 강화, 자동 광고 구매와 마케팅 클라우드 간 결합도 이번 서밋에서 어도비가 던진 주요 메시지였다.
어도비는 지난해 서밋에서 디지털 마케팅 시장 공략을 위해 세계 최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SAP와 제휴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도 거물급 IT업체인 IBM을 디지털 마케팅 협력사로 끌어들였다. 양사 협력은 IBM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사업부인 인터랙티브 익스피어리언스가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이번 어도비 서밋에는 전 세계 44개국에서 7천여 명이 참석했다. 어도비는 지난 2009년 옴니추어 인수를 시작으로 디지털 마케팅 사업을 강화해왔다.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디지털 마케팅 사업으로만 매출 12억 달러를 올렸다. 회사 전체 매출의 25% 정도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