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주말 영업재개…알뜰폰 '곤두박질'

이통 알뜰폰 자회사 제외 대다수 가입자 '이탈'

일반입력 :2015/03/10 17:26    수정: 2015/03/11 08:33

주말 휴대폰 전산개통이 시작되면서 사전 논의 대상에서 배제됐던 알뜰폰 사업자들의 우려가 현실로 이어졌다. 이동통신 자회사 알뜰폰과 이마트 등 대형 유통점을 제외하고, 사실상 주말 영업이 어려운 알뜰폰 사업자들의 판매실적은 바닥을 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이통산업 경쟁활성화와 통신비 절감을 명분으로 내세웠던 알뜰폰 시장 확산에, 성급한 주말 영업재개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의 주말 전산개통이 재개된 이후, 지난 1일과 7일 번호이동 실적을 분석한 결과, SK텔링크, KTIS, 미디어로그 등 이통 자회사와 이마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가 가입자를 거의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SK텔레콤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는 두 번의 일요일 영업으로 604명의 가입자를, KTIS는 191명, 미디어로그는 380명, 이마트는 444명을 각각 번호이동 가입자로 유치했다. 반면 알뜰폰 최대 업체인 CJ헬로비전을 비롯해 기존 알뜰폰 시장을 이끌어온 KCT, 온세텔레콤 등은 단 한명의 가입자도 유치하지 못했다.

이통사(MNO)의 개통 전산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 전산을 갖춘 CJ헬로비전, KCT, 온세텔레콤 등은 개통 논의에서 제외돼 주말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독립적으로 전산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대다수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가 전산을 열면서 마지못해 영업을 해야하지만 추가 비용 발생 등으로 사실상 영업을 포기한 상황이다.

특히 우체국 알뜰폰 수탁판매로 가입자 유치몰이를 했던 유니컴즈, 아이즈비전, 에넥스텔레콤 등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도 주말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예견됐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수탁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우체국 문을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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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의 자율 지침에 따라 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독립전산이 없는 회사들은 주말 영업전쟁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는 상황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들은 “이통3사가 구축한 KTOA 전산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알뜰폰 업계와 사전논의 한번 없었던 것이, 결국 알뜰폰 업체들을 곤란하게 하고 있다”면서 “이통 자회사의 알뜰폰 사업자만 가입자를 유치하는 상황은 큰 그림에서 이통사의 시장 지배력 전이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