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게임 시장, 5강 체제 돌입하나

밸브-소니-오큘러스-삼성-레이저 각축전 예고

일반입력 :2015/03/10 10:57    수정: 2015/03/10 15:51

박소연 기자

게임 업계에서도 가상현실 바람이 조만간 현실로 나타날 전망이다. 게임 업체들이 속속 가상현실 시장에 발을 들이밀면서다. 더욱이 이들은 기존에 보유한 게임 자원을 가상현실에 활용할 수 있어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2015’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WDC) 2015’에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밸브 등 게임 업계 거물들이 가상현실 헤드셋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르면 올해부터 해당 제품의 상용화를 시작할 전망이어서 늦어도 내년에는 가상현실 게임 경쟁의 막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올해 중 VR 헤드셋 출시를 예고한 게임 업체는 밸브다. 밸브는 WDC 2015에서 대만 제조사 HTC와 함께 스팀 전용 VR 헤드셋 ‘바이브’를 공개했다. 하드웨어 및 설계는 HTC가 담당하며 소프트웨어는 밸브가 맡는다.

바이브의 공개된 면면을 살펴보면 다른 VR 헤드셋에 비해 게임에 특화돼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VR용 게임 컨트롤러가 함께 제공되며 밸브의 가상현실 플랫폼 스팀VR으로 구동된다. 스팀VR의 ‘베이스 스테이션’과 함께 사용할 경우 일정 공간 내 이용자 움직임을 감지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밸브가 보유한 ‘하프라이프’ 등의 게임 시리즈와 게임 엔진 ‘소스 엔진’과 게임 배급 플랫폼 ‘스팀’ 등이 콘텐츠가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 ‘시뮬레이터 X’를 개발한 도버테일 게임즈와 ‘더 룸’을 개발한 파이러프루프 게임즈 등이 전용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 외에 구글, 라이온스게이트, HBO 등이 콘텐츠 파트너로 알려졌다.

콘텐츠 자원 면에서만 보면 지금까지 발표된 VR 헤드셋 중 단연 돋보인다 할 수 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소니의 무기는 최근 GDC2015에서 신형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프로젝트 모피어스’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모피어스는 초당 120프레임의 그래픽과 5.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등 우수한 스펙을 자랑한다. 더욱이 소니는 게임 개발은 물론 콘솔 기기 제조사로써의 경험도 쌓아온 터라 다양한 노하우와 인프라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닌 게 아니라 이용자는 모피어스는 ‘플레이스테이션4’와 연결해 한층 더 실감나는 게임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소니의 기존 게임 인프라가 어떻게 활용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소니는 이미 게임 개발자들이 플레이스테이션4용 모피어스 타이틀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초당 60프레임 게임을 초당 120프레임으로 출력할 수 있게 해주는 SDK도 제공한다. 소니 자체적으로도 다양한 게임을 개발 중인 상태로 오는 6월 ‘E3’에서 해당 라인업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게임사 외에 각종 주변기기 업체들도 VR 헤드셋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게이밍 기기 업체 레이저는 VR 헤드셋용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 ‘OSVR’을 통해 가상현실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OSVR은 오픈소스 소프웨어와 VR 헤드셋 등을 포함한다.

특히 OSVR은 유니티3D, 언리얼4 엔진 등 다양한 게임 엔진은 물론 ‘오큘러스 리프트 DK2’ 등 타사 VR 헤드셋과도 호환돼 활용 범위가 넓다. 이에 더해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의 유비소프트 등 각종 게임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삼성 기어 VR’ 이노베이터 에디션 판매를 시작했다. ‘갤럭시 노트4’ 등 삼성전자 스마트 폰과 연동이 가능하며 쉽게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전용 게임도 게임등급 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속속 출시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첫 기어 VR 전용 FPS ’프로토콜 제로‘가 공개되기도 했다.오큘러스 역시 GDC2015에서 ‘오큘러스 리프트’ 전용 게임 ‘어스라이트’를 공개하며 가상현실 게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어스라이트’는 언리얼엔진4로 제작 중인 우주 탐사 게임으로 ISS(우주정거장)와 광활한 우주 환경을 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를 통해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높은 몰입감으로 가상현실 게임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는 평이다.

이처럼 각 게임사들이 가상현실 게임 시장으로의 진입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미 소니는 물론 디엔에이, 유비소프트 등 해외 게임사들은 가상현실 헤드셋용 게임 개발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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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유로 삼성전자 강원도 부장과 삼성전자의 ‘기어 VR’용 게임 ‘제임스의 유산’을 개발한 김종연 네스토스 대표 등이 강연자로 참석, 가상현실 시장의 미래를 조망할 ‘게임테크2015’에도 높은 관심이 요구된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각종 게임사들이 속속 VR 헤드셋을 공개하면서 가상현실 게임 시장에서 5파전이 예상된다”며 “PC, 모바일에 이은 게임 업계의 다음 화두는 가상현실이 될 예정으로 누가 시장을 선점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