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페이스북은 협력자일까? 아니면 파괴자일까?
21세기 대표 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2015에서 통신 사업에 대한 강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구글 2인자인 순다 피차이 수석 부사장은 MWC에서 수 개월 안에 이동통신 재판매사업자(MVNO)가 되기 위한 자체 무선 통신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MVNO란 통신망을 임대해 독자적인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도 MWC 기조연설에서 통신사업자들의 의구심에 불을 지폈다. 저커버그는 이날 2013년 출시한 무료 인터넷 접속 앱 '인터넷오알지'(internet.org) 보급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페이스북 통신사업자 매출 함께 성장 중요
두 기업 모두 이같은 의사를 밝히면서 기존 사업자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저커버그는 이날 기조 연설 내내 통신사업자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세계 인터넷 보급을 확대하는 유일한 방법은 통신사업자들의 매출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특히 “인터넷 보급을 실제로 추동하는 것은 통신사업자들이란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페이스북이 인터넷 보급 확대에 나설 경우 통신 사업자들의 통화 및 문자 서비스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저커버그는 텔레노 그룹, 밀리컴, 에어텔 등 3개 통신사업자 임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저커버그의 기조연설에서 눈길을 끈 것은 에어텔 아프리카의 크리스티안 드 파리아 CEO가 한 찬조 연설이었다.
파리아는 지난 해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은) 미녀와 야수 같은 사이였다”는 말로 운을 뗐다. 물론 페이스북이 야수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는 “이제 야수가 인간에 더 가깝게 됐다”고 덧붙였다.
■ 구글 MVNO 사업 소규모로 진행할 것
구글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순다 피차이 수석 부사장이 2일 MWC 행사장에서 그 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MVNO 사업 진출설을 공식화한 것.
특히 피차이 부사장은 구글이 조만간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분명히 선언했다.
하지만 피차이 부사장도 조심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구글의 MVNO 사업은 ‘소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디까지나 통신사업자들이 새로운 안드로이드 기능을 확충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란 설명까지 곁들였다.
피차이는 “전화 통화가 갑자기 끊어질 경우 구글 MVNO가 자동으로 통화를 복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피차이는 이날 “구글은 대규모 사업자가 될 생각이 없다. 기존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구글-페북, 조심스런 행보에도 갈등 요인 여전
이런 조심스런 행보에도 불구하고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구글이 MVNO 사업을 공식화할 경우 각종 계산이 분주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어떤 통신사로부터 망을 임대할 지, 어떤 지역에서 서비스를 할 지를 놓고 각종 추측이 오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드로이드 이외 다른 기기들을 어떻게 할 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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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선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이 통신사업자들의 기존 매출원을 잠식할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저커버그 CEO 기조 연설 때도 이런 잠재 갈등 요소가 살짝 엿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존 프레드릭 박사스 텔레노 CEO는 “지난 해 페이스북이 메시징 앱인 왓츠앱을 인수한 것을 갈등 요인이었다”고 꼬집었다. 문자 메시지는 통신사들에겐 중요한 수익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