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가 신통찮은 최근 분기 실적에 나름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국외매출 비중이 큰 회사 입장에서 달러강세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하락폭이 커졌을 뿐 각 사업부에선 대체로 할 만큼 했다는 뉘앙스다.
지난 24일 나온 HP 2015 회계연도 1분기 실적(☞링크)은 이렇다. 전체 매출이 268억4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 하락했다. 환율을 고려한 조정치에 따르면 매출 하락폭은 2%로 줄지만, 총 순매출 가운데 미국외 순매출(Non-US net revenue) 비중이 65%에 달하는 HP가 이를 무시하긴 불가능하다.
분기 추정 세후 순이익(Net earnings)이 13억7천만달러로 전년동기 14억3천만달러에서 4% 가량 빠졌다. 같은기간 주당 순이익(Net EPS)은 일반회계기준(GAAP) 0.74달러에서 0.73달러(1%↓),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0.90달러에서 0.92달러(2%↑)가 됐다.
시킹알파의 속기록(☞링크)에 따르면 휘트먼 CEO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턴어라운드 및 기업분할 실행 현황이 전반적으로 제대로 가고 있다고 말할 만하다고 운을 뗀 뒤 우리는 1분기 사업 운영 면에서 굳건한 성과를 냈고, Non-GAAP의 EPS는 전망치의 고점인 0.92달러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모든 주요 사업 부문에 걸쳐 영업이익 마진을 높여 수익성을 지속 향상시켰고 서버, 스토리지, 클라우드, 퍼스널시스템, 그래픽 등을 포함한 핵심 사업 영역을 잘 꾸려 왔다며 다른 사업 분야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데 이 상황은 턴어라운드를 위한 노정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HP에게 '수익성이 향상된 분야'와 '실적 개선이 필요한 분야'는 각각 어디일까?
회사측 자료에 따르면 분기 매출 비중 상위 부문인 퍼스널시스템(85억달러)과 엔터프라이즈그룹(70억달러) 모두 전년동기대비 현상유지했지만 환율 보정시 3% 성장했다고 볼 수 있고, 특히 분기 영업마진을 고려할 때 HP의 전반적인 실적에 기여가 큰 부문은 엔터프라이즈그룹(15.6%)이다.
엔터프라이즈그룹내 세부 매출의 전년동기대비 변화를 보면 ▲x86 시스템을 파는 산업표준서버(7%↑) ▲스토리지(현상유지) ▲유닉스 서버를 파는 비즈니스크리티컬시스템(9%↓) ▲네트워킹(11%↓) ▲테크놀로지서비스(5%↓) 각각의 성과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휘트먼 CEO는 산업표준서버 사업 성공이 범용 서버 시리즈 'Gen9'를 활발히 공급한 결과라 말했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비즈니스크리티컬시스템 사업에서도 향상된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작년말 출시한 고성능 x86 서버 '슈퍼돔X'와 '논스톱X'로 대응 시장을 넓힌 덕분이란 설명이다. (☞관련기사)
스토리지 사업도 나름 선전했다. 컨버지드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증가(21%↑)했는데도 기존 부문이 매출 감소(14%↓)로 전체 매출은 정체됐지만, 외장 디스크스토리지 점유율이 늘었고 플래시에 최적화한 중급형 3PAR 스토어서브 시스템도 '컨버지드스토리지'라는 신사업에 공이 컸다는 평가다.
반면 분기 매출이 11% 하락한 네트워킹 영역에 대해 휘트먼 CEO는 여러 분기간 성장을 기록한 네트워킹 사업의 (이번) 결과는 실망이라며 지난주 고객에 선택권을 주는 개방형 네트워크 스위치를 내놓았듯 새 솔루션을 시장에 계속 내놓고 앞으로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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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매출 비중이 퍼스널시스템과 엔터프라이즈그룹 다음으로 큰 프린팅(55억달러)은 전년동기대비 5% 감소, 엔터프라이즈서비스(50억달러)는 11% 감소를 기록했다. 환율 고려시 매출 감소세는 각각 4%와 8% 수준으로 완화되지만, 여전히 하락폭이 작지 않다.
휘트먼 CEO는 현재 달러 강세로 인한 실적 변동의 영향이 지난해 11월 예상치를 웃돈다며 이 차이는 매출 33억달러나 영업이익 15억달러 또는 EPS 0.60달러에 맞먹는다고 말했다. 가격조정과 비용 조치를 통해 환율의 영향을 절반가량 완화하겠지만, 전체 연간 실적은 정체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