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무선랜 장비 전문업체 아루바네트웍스 인수를 추진한다. 회생전략의 일환일지, 최근 두드러진 네트워크 사업 부진을 희석시키기 위한 포석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미국 지디넷은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보도를 인용해 HP가 회생전략 일환으로 기업분할을 실행 중인 가운데, 각 부문 사업을 강화하는 데 아루바 인수가 도움을 줄 것으로 파악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링크)
아루바는 무선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한다. 흔히 기업 인프라에서 액세스네트워크라 불리는 시장의 유력 업체다. HP가 이 사업을 확보하면 향후 나뉠 기업용 솔루션 회사와 개인용 프린터 및 컴퓨터 제조사, 양쪽의 비즈니스에 모두 이득이 될거란 관측이 있다.
앞서 HP는 지난해 10월 엔터프라이즈IT 사업과 PC 및 프린터 사업, 각각에 집중하기 위해 조직을 나눠 별도 법인으로 세운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관련기사) 이후 각 조직의 최고경영자(CEO)와 사업 부문별 임원 인선을 밝히며 그 실행 방향을 구체화했다. (☞관련기사)
HP가 회생전략 실행 차원에서 기업분할 작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사이 인수합병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건 아니다. 일례로 지난 10일 볼티지시큐리티라는 암호화 기술 전문업체가 HP에 인수됐다고 공식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이 회사는 데이터 보호에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다. (☞관련기사)
HP의 아루바 인수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HP와 아루바 측은 관련 질의에 응하지 않았고, 익명의 소식통이 양사간 계약을 추진 중이며 이르면 다음주 인수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 언급했을 따름이다. 즉 계약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링크)
다만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분기 실적 공개 직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사가 이전까지는 시작할 수 없었던 (기업) 인수를 이제 진행할만한 입장에 있다고 언급해 기업 회생 전략과 맞물리는 인수합병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HP의 아루바 인수 추진을 사실로 본다면 이는 기업 인수에 따른 시너지 이전에 다른 효과를 기대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른 효과의 하나로 볼만한 것은 실적이 신통치 않은 HP 네트워크 사업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시각을 완화하려는 시도다.
HP의 네트워크 부문 사업은 지난 24일 공개한 2015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유독 부진했던 영역이다. (☞링크) 분기 매출 268억달러가 전년동기대비 5% 감소했는데 이중 엔터프라이즈그룹의 네트워크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 감소를 기록했다.
네트워크, 서버, 스토리지, 기술서비스 사업을 모두 포함한 엔터프라이즈그룹 매출이 수치상으로 70억달러 매출을 기록해 현상유지를 했고, 이게 달러 강세로 인한 HP의 국외 매출 영향을 무시했을 땐 전년동기대비 3% 성장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네트워크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날 HP는 2015 회계연도 2분기 실적 전망을 제시하며,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 추정치인 주당 0.09달러를 적용한 순 주당수익(net EPS)을 0.84~0.88달러로 보고, 일반회계기준(GAAP) 적용시에는 0.57~0.61달러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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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먼 CEO는 이번 분기는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관리할 수 있었기에 기대한 수익을 냈는데, 오는 11월(나올) 2015 회계연도 실적에선 그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조정과 생산성(개선)을 통해 이 영향을 줄이려 노력하겠지만 이런 규모는 결국 투자와 융자 규모 감축을 요구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휘트먼 CEO의 이런 발언은 직전 분기인 2014 회계연도 4분기에 비해 HP의 상황이 좀 더 어려워졌음을 시사한다. 그는 당시 실적에 대해 회생전략 5개년 계획 중 3년을 보낸 시점에 1년 후의 기업분할 시나리오의 초기 단계를 밟는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