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 2~3년 추진해온 자체 모바일 브라우저 개발 사업이 올해 결실을 맺는다.
9일 네이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모바일 브라우저를 선보인다는 방침 아래 중반기께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연구 조직인 네이버랩스를 통해 지난 2~3년 전부터 꾸준히 브라우저 핵심 기술인 브라우저 엔진 개발에 공을들여 왔다. 특히 최근엔 브라우저 개발관련 채용 공고를 내며 인력 보강에도 힘을 쏟았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모바일 브라우저 개발자, 기획자 UX디자이너를 추가로 모집하는 공고를 게시했다. 해당 채용 공고에 따르면 네이버는 “모바일 환경에서 안드로이드, 크롬, 오페라, 사파리 등과 차별화되는 차세대 웹 브라우저”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브라우저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렌더링 엔진을 직접 개발중이라고 명시해 주목된다.
iOS와 안드로이드 기본 브라우저는 각각 웹킷과 블링크라는 렌더링 엔진 기반으로 구동된다. 웹킷은 애플이 iOS와 맥용 브라우저 사파리를 개발하기 위해 만든 기술이고 블링크는 구글이 지난 2013년 웹킷 프로젝트에서 갈라져나와(포크) 만들었다. 모두 오픈소스 프로젝트지만 주도권은 애플과 구글이 각각 쥐고 있다.
네이버가 렌더링 엔진을 직접 개발한다고 명시한 부분은 이들 엔진을 그대로 가져다 만든 브라우저가 아니라 또 다른 갈래를 만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네이버 브라우저 개발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한 렌더링 엔진은 오픈소스로도 공개할 계획이다. 네이버만 쓰는 브라우저가 아닌 생태계를 만들고 파트너들을 영입하는 적극적인 방식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이미 안드로이드에서 ‘네이버 브라우저엔진 포 킷켓(fro KitKat)’이란 앱 형태로 브라우저 엔진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가 안드로이드용 브라우저를 먼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네이버가 자체 브라우저를 출시하는 이유는 구글 크롬, 애플 사파리와 경쟁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브라우저 엔진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그 위에서 운영되는 모바일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네이버가 자체 브라우저를 개발함으로써 기기에 기본 설정된 브라우저에 대한 종속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 입장에선 네이버앱이 이미 기능적으로 모바일 브라우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업자 입장에선 브라우저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운신의 폭에 차이가 크다.
한 브라우저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기본 브라우저에선 디펜던시(종속)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며 브라우저나 웹을 통한 기반 기술이 있으면 웹서비스를 배포하는데 강력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우저가 플랫폼이라면 웹사이트는 그 위에서 실행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브라우저가 사용자를 가둬두는 힘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브라우저를 네이버가 컨트롤 하게 되면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서비스에선 자동 로그인 등 더 유기적인 기능 개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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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브라우저를 보유하면 더 정교한 사용자 분석이 가능해 지기 때문에 서비스 개선은 물론 광고 전략에도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글도 크롬 브라우저를 만들어서 사용자들의 사용 패턴 같은 것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었고 광고에 이런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꼭 구글 서비스를 쓰지 않고 다른 사이트를 이용할 때도 어떤 사용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