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간 애플에서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로 이직한 임직원의 수가 15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내 애플 출신 인재들의 수는 다른 자동차 업체를 포함한 어떤 회사보다도 많다.
외신들은 미래의 자동차를 개발한다는 자부심에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강력한 리더십이 실리콘밸리 인재들을 테슬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美 씨넷은 블룸버그를 인용해 최근까지 테슬라가 애플에서 영입한 직원들의 수가 150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분야도 엔지니어부터 변호사, 인사전문가까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지난 2013년 테슬라로 이직한 더그 필드 부사장이다. 당시 필드 부사장은 맥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으로 애플에서 근무하면서 맥북에어, 맥북프로, 아이맥 등 신제품 개발을 이끌었다.
당시 필드 부사장은 최초의 하이테크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가 아니었다면 애플을 떠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 중 하나에서 일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꿈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이직 이유를 설명했다.
보도는 애플 출신 인재들이 테슬라로 몰리는 큰 이유 중 하나로 엘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CEO를 들고 있다. 머스크 CEO가 변덕스러운 성격과 디테일에 집착하는 모습이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를 떠올리게 한다는 설명이다.
한 전직 테슬라 직원은 머스크 CEO가 종종 자신을 잡스와 비교하는 것을 즐겼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인터뷰를 통해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비교적 테슬라와 가깝다고 밝히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헤드헌터는 테슬라가 애플처럼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 맹렬히 돌진하는 모습이 실리콘밸리 인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 역시 테슬라 출신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성공 확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 CEO가 블룸버그와 한 인터뷰에 따르면 애플은 테슬라 임직원에게 연봉 60% 인상과 함께 25만달러(약 2억7천만원)의 보너스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간 인재 영입 경쟁은 테슬라와 애플 뿐만 아니라 미국 IT 업계가 수 년 전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던 문제다. 애플은 지난 2012년 구글, 인텔, 어도비, 인튜이트, 픽사, 루카스필름 등과 함께 경쟁사 직원을 서로 빼가지 않기로 담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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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에는 스티브 잡스가 에릭 슈미트 구글 CEO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애플 기술자들을 그만 영입하라고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전기자동차 업계 선두인 테슬라는 오는 2017년 현재 판매되는 전기자동차의 반값 수준인 3만5천달러(약 3천8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모델3’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