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국서 웃지 못하는 이유

1월 판매 사상 최대…점유율은 2013년 이후 최저

일반입력 :2015/02/04 11:35    수정: 2015/02/04 18:08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전 세계 2위 자동차 생산국인 미국에서 사상 최대 1월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포드, 토요타, 혼다 등을 따라가기엔 아직 갈길이 너무 멀다.

■일본 완성차 업체, 연초부터 판매 강세

미국 자동차 매체 ‘카즈닷컴(cars.com)’이 3일(현지시각) 1월 상위 10개 판매 차량 리스트를 공개했다.

1위는 포드의 픽업 트럭 F시리즈가 차지했다. 포드 F시리즈는 1월 미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16.8% 상승한 5만4천370대가 팔렸다. 쉐보레 실버라도(3만6106대), 램 픽업(2만8618대) 등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일본 완성차 업체(토요타, 닛산, 혼다)들이 올해 초부터 미국에서 선전한 것이다. 상위 10개 차량 중 6개를 차지할 정도다. 준중형급 코롤라는 1월 미국에서 총 2만7천357대가 판매돼 일본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미국 전체 4위).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0.2% 상승한 판매 기록이다.

■현대·기아차 시장점유율, 2013년 이후 최저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날 발표된 미국 판매 실적에서 사상 최다 1월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총 판매 대수는 전체 판매 1위를 차지한 포드 F시리즈보다 뒤쳐진다. 현대차는 1만2천363대가 팔린 쏘나타 포함 총 4만4천505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총 3만8천299대를 팔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사상 최대 1월 판매 기록을 세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지만, 이들이 진짜 웃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시장점유율이다. 1월 현재 현대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3.9%, 기아차는 3.3%다.

현대·기아차의 총 7.2%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3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두 업체의 점유율은 지난해 7월 8.3%까지 치솟았다. 10월에는 두 업체의 점유율이 7.4%로 하락했지만 11월 7.6%로 소폭 반등해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12월 시장점유율은 7.3%로 다시 내려앉았다.

■픽업트럭 콘셉트카 현대 싼타크루즈, 미국 시장 희망될까

카즈닷컴의 판매량에서 나타난 것처럼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가 높다. 현대차는 지난달 12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국제오토쇼에서 픽업트럭 콘셉트카 싼타크루즈를 공개했다. 픽업트럭 수요를 맞추기 위한 현대차의 공략으로 풀이된다.

싼타크루즈가 공개되자 외신들은 호평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장 흥미로운 차가 바로 싼타크루즈”라고 전할 정도로 시장반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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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크루즈가 현대차의 희망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대차가 아직 양산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웅철 현대차그룹 연구개발 담당 부회장도 “픽업트럭을 꼭 양산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라고 밝힐 정도다.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와 옵티마(K5) 출시에 전념하고 있다. 또 신형 쏘렌토도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아직 시장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 지난 1월 초 야후는 기아차를 가장 뜨거운 브랜드(hottest brand)로 선정한 만큼, 기아차는 2월 이후 판매량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