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대덕에 '기술+특허' 창업열기 불 지핀다"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기술시연회 개최

일반입력 :2015/02/01 14:03    수정: 2015/02/01 14:04

“신생기업들은 마케팅이 제일 어렵다. SK그룹 자체가 바이어가 되고 있다. 대기업이 가진 마케팅 네트워크가 스타트업 기업들에는 큰 도움이 된다.”

체온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태그웨이의 이경수 대표는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을 대표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0일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인큐베이팅 기술시연회 에서는 대기업이 설립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내 스타트업 등 중소벤처들과 어떠한 형태의 상생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지 생생한 현장이 공개됐다.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SK그룹과 KAIST를 비롯한 국책연구원, 대전 지역내 스타트 업 기업들이 창조경제 산업 발굴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곳이다.

특히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국내 정보통신 대표기업인 SK텔레콤을 비롯한 SK그룹내 계열사와 대전 지역내 특화된 과학, ICT(정보통신기술) 역량이 더해져 한차원 다른 결실을 예고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과 아이디어만으로 뭉친 벤처가 그 성과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나가는 것은 벅차기만 하다고 한다. 하지만 SK그룹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이같은 부담을 덜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

이경수 대표는 “SK 관계자 귀띔을 받아 최근 나인시그마를 통해 전세계에 유명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 회사는 웨어러블 발전 소자라는 기술로 최근 유네스코 선정 세계 10대 IT 혁신기술로 꼽혀 화제가 됐다. 해외에서 진행되는 인터넷 투표를 거친 결과다. 물론 태그웨이 측은 이런 일이 있는줄도 몰랐지만, SK그룹의 도움을 받아 충분히 자랑할만한 기술이란 믿음으로 투표에 뛰어들어 10대 기술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 기술은 체온으로 전기를 생간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현재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내에서 상용화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 연구소 창업 + SK그룹, 예비 글로벌 ICT 리더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현재 10개의 인큐베이팅 기업이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이곳 창업벤처에는 석박사 출신 등 연구원들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 대전 센터 가운데 박사 출신이 6명, 석사 출신이 4명이다.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이들도 모인 곳도 있다. 대덕 연구단지와 인근 지역을 연계한 연구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원하고 있는 SK텔레콤 이재호 CEI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SK그룹이 대전 창조경제센터를 확대 출범한 뒤 대덕 연구단지에 기술과 특허를 활용한 연구소 창업이라는 새바람이 불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시연에 참여한 이산화탄소 센서 개발업체인 엑센의 김준웅 대표는 KAIST 박사과정 재학 중 연구소 내 친구들과 함께 창업에 도전했다.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심폐소생교육 키트를 선보인 아이엠랩의 권예람 대표는 현재 카이스트 박사과정 중이다.

대전 지역은 KAIST, ETRI 등 국내 최고 과학 두뇌들이 몰린 곳이다. 이 때문에 이같은 인재들이 몰려든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SK텔레콤을 대표로 ICT 분야에서 에너지 분야에 이르기까지 SK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업체들이 미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이경수 대표는 “체온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우리 상품은, ICT 분야이자, 또 에너지 분야라는 점 때문에 SK그룹과 딱 방향이 맞았다”고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의 연구원인 옵텔라 이상수 대표나 박지만 예비 창업가 역시 각각 광통신 기술과 반도체 설계 등 SK그룹내 사업군과 맥을 같이한다. ■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뭐가 다른가?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시장진출 경험이 있는 대기업군과 협력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이상수 옵텔라 대표는 “ETRI에 있으면서 정부 사업을 많이 해봤지만, 정부 지원 자금은 사용이 제한돼 있고 꼬리표가 붙어서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나스닥이 목표인데,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노파트너스를 통해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면 가장 좋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노파트너스는 SK텔레콤의 미국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로, SK텔레콤의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과 지원을 등에업고 미국 시장까지 진출해 보겠다는게 이 대표의 포부다.

이처럼, SK그룹은 국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원하는 대기업 가운데, 해외에서도 직접 벤처창업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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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먼저 창업경험이 있는 나노람다의 최병일 대표는 “정부와 대기업이 이렇게 맞손을 잡고 벤처를 육성하는 경우는 미국에도 없다”며 “이런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 조만간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대표 역시 그 덕을 적지 않게 보고 있다. 오는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5에 SK텔레콤과 함께 한국관을 꾸려 부스를 차릴 예정이다. 나노람다가 개발 중인 분광센서를 최대 모바일 전시회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