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에도 '명당'의 조건이 있다"

김병철 스마일서브 대표, 블로그에 노하우 공개

일반입력 :2015/01/30 18:00    수정: 2015/01/30 18:02

서버 호스팅 전문업체 스마일서브가 전력수급에 초점을 맞춰 데이터센터 위치를 정하는 효과적인 시나리오를 제안해 눈길을 끈다. 스마일서브는 지난 2010년 국내 몇몇 호스팅 사업자들의 인프라 장애를 일으켰던 태풍 '곤파스' 영향으로 정전을 일으킨 지역에 있었던 데이터센터를 무중단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회사다.

안정적인 전기 공급은 상시 원활한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이다. 데이터센터 구축 이후 도입하는 비상전원 공급 설비뿐 아니라 한국전력을 통해 공급받는 전원 인프라를 어떻게 구성할지를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 단계부터 반영하느냐가 중요하다.

김병철 스마일서브 대표는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공식 블로그 'IDC하우투'에 국내 전력 인프라와 전기료 체계를 고려한 데이터센터 입지를 정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올렸다. (☞링크)

우선 스마일서브는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 인터넷 사업자를 위한 최적의 데이터센터입지를 선정할 때 변전소 전력선 교차점을 핵심으로 꼽았다. 중소 사업자 입장에선 초기 데이터센터 구축시 큰 변수인 전력 이중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다른 위치에서도 (변전소에서 소비처로 전기 공급선을 넣어주는) '인입 전력'에 대한 이중화는 가능하지만, 이 경우 다른 변전소 전기선 수전 비용(선까는 것 포함해 전기를 받아쓰는데 투입되는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데, 거리가 멀수록 데이터센터 건설 원가에 엄청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스마일서브의 데이터센터 입지론이 단순히 국내 군소 사업자만 겨냥한 건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수요 현황을 볼 때 정부가 원하는대로 한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허브가 될 여지도 있다는 진단도 있었다.

김 대표는 장거리 패킷 전송에 불리한 TCP/IP 프로토콜 특성상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동아시아권에 데이터센터를 둬야 하는데 그 대상지가 홍콩과 한국을 제외하면 없다며 산업 측면에서, 원전 옆 입지를 통한 송전비용 절감 유도 정책으로 '데이터센터 산업단지'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보안 문제, 일본에서의 자연재해와 비싼 전기료 등 문제로 해당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두는 데 조심스러워졌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물론 당장 실현될 얘긴 아니다. 이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적으로 기업들에게 장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초기 비용에 포함되는 변전소 인입 전력 이중화 조건과 별개로, 운영 비용에 해당하는 전기료와 송전 효율에 대해서도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전기 가격은 원자력발전소 전기료가 가장 저렴하며 그 다음이 화력발전소, 그 다음이 수력발전소 순이다. 또 전기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위치는 송전 손실이 적은 발전소 근처다.

즉 국내 발전 체계상 친환경 데이터센터 입지의 최적 조건은 송전 손실이 적은 발전소, 그중에서도 전력거래소 전기거래 가격이 가장 저렴한 원자력발전소 인근이 된다.

김 대표는 대형 데이터센터 하나의 전기 소모량이 지방 중급 도시 하나와 맞먹는 시점에, 사업자가 한국수력원자력과 직접 전기 사용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면 가장 저렴한 입지는 당연히 '원자력발전소 옆'이다라며 송전 비용을 적게 쓸 수 있다면 (가까울수록 손실이 줄어드는만큼) 데이터센터를 그 쪽으로 이주시킬 경우 그게 친환경이라고 주장했다.

스마일서브는 경험적으로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비용은 '규모의 경제' 논리와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듯 하다. 김 대표는 대형 데이터센터가 중소규모 대비 가격(운영비용)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생각은 막연한 추측일 뿐이라며 규모를 크게 만든다고 경쟁력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프라에서 전기 문제는 규모의 비효율성이 존재하는 분야라며 한국전력은 전기 사용량이 많다고 전기료를 싸게 쳐주지 않으며, 어디에든 정해진 요율에 따라 징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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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에서 전기 사용량이 늘면 그와 관련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력이 더 필요한 사용자가 직접 인프라를 구축해 변전소에서 수전을 할 때, 변전소와 데이터센터간 거리에 따른 비용이 대표적이다. 인입전력 이중화시 비용도 2배, 비상 발전기의 경우 예를 들어 750kva에 비해 2배 용량인 1천500kva의 설비 비용은 4배가 된다. 기본 전원 인프라 비용이 데이터센터 면적과 서버 댓수에 비례해 증가한다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즉 데이터센터를 크게 짓고 이런 저런 비용을 규모의 경제로 아껴본들, 실제 필요한 자원보다 지나치게 거대한 인프라를 놀리고 있다면 상당한 낭비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해법은 필요 인프라 규모를 적정수준으로 설정해 중소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최적화된 전력 설비 중심으로 낭비를 없애는 것으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