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업체들이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국내에 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하기로 했거나 짓는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센터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정부 일각의 장밋빛 전망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많다.
글로벌 IT업체들이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짓는다고 해도 국내 경제 차원에서 얻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고용 효과도 크지 않을 뿐더러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치로 인해 특정 기간 전력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데이터센터 유치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위한 일자리 창출의 좋은 기회라는 정부 일각의 인식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해시는 2011년 일본 소프트뱅크가 KT와 합작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등 852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IT 전문인력 118명이 신규로 고용되고, 연관 고용효과도 3천여 명으로 기대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실제 고용 효과는 보도자료에 한참 못 미치는 수십명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회사들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회사들이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데이터센터가 유발하는 고용 효과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IBM은 내년 국내에 서버 2만대 규모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서버 2만대를 운영하려면 관리인력 몇명이 필요할까?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소수 인력으로도 충분히 운영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은 관리자 1명당 서버 2만대를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의 이같은 효율성은 필요에 의해 탄생했다. 세계 10억명 이상의 사용자의 '좋아요'를 지원하는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 운영 인력치곤 매우 적은 숫자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오리건주 프린빌에 건립한 두번째 대형 데이터센터는 크기만 1만평방미터에 달한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수준은 낮다. 2012년 애플이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을 당시 미국 지디넷은 고용인력은 35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전기 소비나 환경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의 1년 간 전기 사용량은 인구 30만명인 춘천시 두 배의 도시에서 1년동안 사용하는 전기 소모량과 맞먹는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사용량은 2015년이면 전체 전력 소비의 8%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한 곳의 평균 전력 소모량은 연간 4만㎿h로 전기료만 28억원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자체가 공해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수력이나 화력 발전소 근처에 지으려면 산림 자원 훼손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나 지자체가 앞장서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에 나서는 것은 오버액션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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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는 의도는 규제가 많은 중국보다는 한국에 시설을 세우고, 중국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이 내야할 탄소세를 한국이 대신 내주는 격이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국내 데이터센터 업체 한 관계자는 일본과 대만은 지진이 많고, 홍콩은 이미 데이터센터를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글로벌 IT업체들의 필요에 따라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것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