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DNA 부품계열사에 심는다

반도체 출신 주요 인물 전자 부품계열사 배치

일반입력 :2015/01/14 06:00    수정: 2015/01/14 09:32

송주영 기자

삼성이 반도체 1등 DNA를 부품 계열사로 확산하고 올해 실적 개선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선도 DNA를 부품업체에 옮겨 심어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은 계열사들의 경쟁력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 1993년 이후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20여년 1위하며 '초격차'

반도체와 달리 삼성SDI, 삼성전기 등 부품계열사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삼성SDI는 소형전지 부진 속에 전년 대비 실적이 하락했고 삼성전기도 사업 악화로 지난 3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메모리 치킨게임이 끝난 이후 SK하이닉스와 더불어 메모리 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을 높였다. 지난 3분기부터는 출하량을 늘리며 D램, 낸드플래시 점유율 40%대를 회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메우기 위해 반도체 출하량을 늘릴 것”이라며 메모리가 실적 부진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메모리 출하량 확대가 줄어든 스마트폰 실적 부진을 만회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은 메모리 제품뿐만 아니라 인력 부문에서도 반도체 씨앗에 희망을 걸고 있다. 지난달 인사에서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전기, 삼성SDI의 대표이사가 모두 반도체 부문 출신으로 채워졌다. 박동건, 이윤태, 조남성 사장은 모두 반도체 출신 인물이다.

■삼성SDI 사장도 반도체 출신, 중대형 배터리 성장 임무

삼성SDI의 미래 성장동력 분야 수장도 반도체 출신이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을 담당하던 정세웅 부사장이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정 부사장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에서 차기 대표주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SoC개발실장, 전략마케팅팀장, 파운드리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미래 먹거리인 시스템LSI 육성에 기여해 왔다.

삼성전자 미래먹거리를 책임지던 정 부사장이 삼성SDI의 미래를 책임지게 된 셈이다. 정 부사장은 최근 미국 디트로이드 자동차 전시회에서 “전시회를 통해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다양한 솔루션과 제품을 선보이고자 한다면서, 미주시장을 비롯,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관련기사

삼성SDI는 올해 자동차, 중대형 배터리 분야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최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한번 충전으로 300km 이상을 운행할 수 있는 전기차용 120Ah 대용량 배터리 셀, PHEV, EV 크기를 표준화한 배터리 모듈, 2차전지 수준으로 높이를 줄인 컴팩트 디자인 셀 등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SDI는 올해 이들 제품을 주력으로 자동차용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삼성SDI는 그동안 BMW,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했으며 포드, 마힌드라와는 사업 협력을 맺고 있다. 정 부사장은 올해 공급사를 늘려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확대의 임무를 부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