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삼성 임원 인사, 메모리만 약진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원칙 재확인

일반입력 :2014/12/04 11:54    수정: 2014/12/04 13:55

정현정 기자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로 삼성그룹 임원 인사폭이 예년에 비해 크게 축소된 가운데, 성과주의 인사원칙에 따른 부문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승진잔치를 벌였던 삼성전자는 올해는 실적 부진 영향으로 임원 승진자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특히 스마트폰 부문에는 칼바람이 몰아친 반면, 선전을 지속한 메모리 사업부는 예년보다 승진 규모를 확대하며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삼성그룹은 4일 부사장 42명, 전무 58명, 상무 253명 등 총 353명 규모의 201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475명에 비해 인사 규모가 대폭 줄었다.

특히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임원 승진자는 165명으로 지난해 227명 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신규 임원 승진자도 121명으로 지난해 161명 보다 40명이나 줄었다. 스마트폰 사업이 포함된 IM(IT·모바일) 부문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메모리사업부의 약진은 더욱 돋보였다. 메모리사업부 임원 승진자는 총 22명으로 예년 대비 규모가 확대됐다. 올해 전체 승진자 규모 감소폭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결과다.

스마트폰 위기 가운데서도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실적을 떠받치고 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조2천600억원으로 IM부문 영업이익 1조7천500억원을 넘어서며 3년 만에 IM부문 실적을 추월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도 전영현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승진한데 이어 임원 인사에서도 대폭 승진이 이뤄지며 힘이 실렸다. 메모리사업부 임원 승진자는 2012년 14명에서 지난해 20명, 올해 22명 등으로 증가세에 있다.

반면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 호황에 따라 역대 최대인 35명의 발탁 인사가 진행되며 두각을 보였던 세트 부문의 경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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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사장단 인사에서는 무선사업부가 속한 IM(IT·모바일) 부문을 제외한 소비자가전(CE)과 부품(DS) 부문에서만 승진자가 나왔다. 또 5명의 무선사업부 사장 중 3명이 퇴임했다. 여기에 임원 수도 크게 줄어들면서 내주 예정된 후속 조직개편에서 그동안 비대해졌던 조직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성과를 올린 메모리사업부는 예년보다 승진규모를 확대해 지난 사장단 인사에 이어 ‘성과있는 곳에 보상있다’는 인사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