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어닝시즌, 전자업계 換 득실은?

SK하이닉스 또 '사상최대', LG전자만 '울상'

일반입력 :2015/01/13 17:51    수정: 2015/01/14 07:46

정현정 기자

4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 개막했다.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LG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 주요 업체들도 이달 말 4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다.

통상 4분기는 IT업계 성수기로 분류되지만 지난 분기의 경우 사업 환경 측면에서 크게 개선된 것이 없었다는 점에서 실적에 미치는 외부 변수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분기 미국 경기 회복세에 맞춰 지속된 달러 강세 효과에 엔화와 유로화, 신흥국 환율은 약세를 보이는 대조적인 흐름이 이어지면서 업체마다 이해득실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달러 환율 평균치는 1085원으로 3분기 1025원 대비 약 6% 올랐다. 이같은 달러강세 효과가 이어지면서 달러 기반 수출을 주로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었고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분기 또 한 번 사상최대 실적 경신이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패널 가격 안정화에 환율 효과가 더해져 4분기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반면 가전사업이 중심인 LG전자는 매출은 신흥국 통화로, 비용은 달러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하향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4분기 어닝시즌 포문을 연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5조2천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4조8천억원을 4천억원가량 웃돌았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발목을 잡았던 재고 문제를 해결했고, 메모리반도체 업황도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여기에 달러강세 효과가 더해지면서 달러 기반 수출을 주로 하는 반도체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호실적을 내는데 성공했다.

반면 LG전자는 환율 여건 악화로 실적 전망이 갈수록 하향조정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과 반대로 엔화 환율은 약세 기조를 유지했다. 또 러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 시장 경제 불안으로 환율 역시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LG전자는 원자재 구매는 달러로 하지만 판매는 현지화로 하는 비중이 높아 이같은 환율 흐름은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LG전자는 미국 내 생산기지 없이 한국이나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 판매하는 구조 탓에 환율 민감도가 더 큰 편이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추정한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천168억원이다. 이는 전분기 4천613억원과 비교하면 31.3% 줄어든 수치로 분기 초 3천억원대 후반에서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마저도 최근 증권가에서 줄줄이 영업이익 전망치를 2천억원대 중반으로 하향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신흥국 매출 비중이 높아 지금처럼 급속한 신흥국 통화약세는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패널 가격 강세, 북미 지역 마케팅 경쟁 심화 등도 추가적인 수익성 저하요인”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도 4천6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영업외비용 2천500억원 가량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2천억원 수준에 그쳤다. 특히 영업외비용의 대부분은 제품이 주문될 때와 대금이 결제될 때의 시점에 환율 차이가 발생할 경우 AR(매출채권)과 AP(매입채무) 간 격차에 따른 환차손으로 발생했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상대적으로 매출을 많이 올리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통화가 약세로 가면서 환율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면서 “원가나 재료비는 달러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고 제품 대금은 현지 통화로 받다보니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달러강세와 엔화약세가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 실적에는 전혀 다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례적으로 12월까지 상승한 TV용 패널 가격도 실적 호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6천28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4년래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신한금융투자도 LG디스플레이가 4분기 시장컨센서스(6천80억원)를 상회하는 6천7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예상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국 금리인상 예상과 일본의 무제한 양적완화로 달러강세와 엔화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LG디스플레이 매출은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되고 있으며, 핵심부품인 LCD 유리는 엔화로 결제되고 있어 현재의 환율구조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오는 28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또 한 번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D램 업황 호조에다가 환율 효과도 겹쳐진 결과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5천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4% 증가가 예상된다. 또 사상 최대를 달성했던 지난해 3분기 1조3천10억원과 비교해서도 20% 증가가 전망된다. 다만 최근 도시바 소송과 관련된 약 3천억원의 일회성 비용 반영 여부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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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5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4분기 들어 고부가 제품인 광학식손떨림보정(OIS) 카메라 모듈 공급이 본격화됐고 하이엔드급 HDI 기판 비중도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이노텍도 4분기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신제품 공급 효과에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더해지면서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전년 동기 대비 100% 성장한 633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