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위메프 잦은 구설수 이유 있다

기자수첩입력 :2015/01/09 13:06    수정: 2015/01/09 14:48

조현아 대한한공 부사장 땅콩 회항 사태를 시작으로 백화점 모녀 갑질 논란이 많은 국민을 분노케 만들더니 이번에는 위메프 해고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새해 첫날부터 경쟁사인 티몬 인수 의향을 공식화 하면서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더니, 이어 무리한 채용 방식으로 수습직원 11명을 전원 탈락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고객행복브랜드 대상·소셜커머스 브랜드 대상·행복한일터 대상에 빛나는 위메프가 이처럼 졸지에 업계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인수·합병(M&A)에 있어 기업들은 보통 기밀협약유지(NDA)를 맺고 최종 도장을 찍기 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붙인다. 설사 뜻하지 않게 중간에 정보가 새 나가더라도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상호 계약에 따라 입을 함부로 열지 않는다. 회사 대 회사의 피를 섞는 일에 많은 임직원들의 생계가 달려 있고, 사운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위메프는 티몬 인수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인수의향서를 상대편 주관사에 이메일로 보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도 부연 설명했다. 

이유와 배경이 어찌됐든 위메프의 티몬 인수의향 공식 보도는 상대 회사뿐 아니라, 그 안에 소속된 임직원들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일순간 티몬은 후발 주자인 위메프에 팔려가는 신세로 전락했고, 기업 가치와 이미지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위메프의 솔직하고 싶었던 신념과 의도가, 결과적으로는 경쟁사에 비수가 된 셈이다. 목적은 순수했다 하더라도 결과는 상도의에 어긋난 꼴이 돼버렸다. 결과적으로 위메프는 티몬 적격인수후보군에도 들지 못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주동안 정사원처럼 강도 높은 업무를 시키고도 수습직원 전원을 탈락시킨 위메프의 결정 역시 배경과 이유는 단순하다. 

업무 특성상 이직률과 중도 퇴사자가 많아 더욱 깐깐한 기준으로 채용하는 인사 방침을 철저히 따르다 보니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것. 대부분 잠재력은 있지만, 치열한 일터에서 오래 살아남을 인재가 없었다는 것이 수습직원 전원 탈락의 배경이다.

이에 대해 위메프는 “저희가 달을 가리켰지만 많은 사람들이 손을 본다면 그것은 저희가 말을 잘못 전한 게 맞습니다. 정확하게 소통하지 못한 것입니다”라고 표현했다. 목적은 순수했으나, 결과가 뜻하지 않게 나빴다는 반성이다.

일단 위메프가 제대로 달을 가리켰는지도 의문이지만, 기업은 항상 결과를 미리 내다보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현실을 바로 볼 줄 알아야지 거룩한 이상만 추구해선 안 된다. 왜냐하면 회사의 결정에 따라 이에 소속된 직원들과 그 가족, 나아가 업계 전체의 운명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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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가 이상향인 달만 가리키는 사이 경쟁사 임직원과, 위메프에 청춘의 열정을 불태우려던 청년들의 가슴에 피멍을 든 게 한 건 아닌지 진지하게 반성해 볼 일이다.

2천400명 대한민국 청년들이 만든 이제 5년된 기업답게 성숙한 판단과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