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견원지간으로 알려진 위메프와 티몬이 이번에는 ‘먹고 먹히는’ 자존심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위메프는 티몬 인수를 계속 타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티몬은 정식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은 위메프가 경쟁사 흔들기에 나섰다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또 위메프는 티몬 인수 제안을 그루폰(티몬 모회사)에 했고 거절당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이나, 티몬은 모회사가 이미 위메프 제안을 고사했다고 반박해 사실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위메프는 ‘티몬 인수의향서 제출 보도건에 대한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티몬 인수의향이 있고, 인수의향서 제출이 극비리에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자 티몬은 지난 1일 공식 자료를 통해 “투자 유치 과정에서 초청하지도 않은 업체들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내왔다”면서 “어떤 투자 절차에 있어서도 대주주로 남을 것”이라는 본사의 입장을 전했다.
결론을 내보면 위메프가 그루폰 측에 티몬 인수를 어떤 식으로든 타진한 것만큼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본사인 그루폰이 거절했는지, 또 검토 단계인지는 양사 얘기가 서로 달라 단정지을 수 없다.
또 티몬의 공식 입장을 보면 만약 그루폰이 티몬 지분을 위메프에 매각하더라도 경영권까지 내주는 ‘빅딜’이 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지분 매각 목적이 단순 투자 유치인 탓에 위메프가 티몬의 새 주인이 될 확률은 더욱 희박해 보인다. 그루폰이 대주주로 남겠다는 의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아가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 유치를 선언한 그루폰이 티몬의 라이벌 회사에 지분을 매각하는 그림도 어색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럼에도 계약 간 변수를 고려하면 위메프가 티몬 지분 일부를 사들일 가능성까지 아예 배제할 순 없다.
그렇다면 위메프는 보통 극비리에 진행되는 인수·합병 소식을 공개한 이유가 뭘까.
일단 위메프 측은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극비리에 진행되던 거래가 한 매체에 기사화 됐고, 이를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공식 보도화 했다는 입장이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의 경쟁사 흠집내기 아니냐는 의혹에는 전면 부인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최상위 결정권자 사이에 오가던 얘기가 뜻하지 않게 특정 언론에 의해 공개되면서 뒤늦게 인수 의향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면서 “또 언론을 통해 티몬 인수의향을 밝히는 것만큼 명백하게 우리의 의지를 드러내는 수단이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언론 보도에 계속 거짓말을 하느니 사실대로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을 뿐 경쟁사에 흠집을 내려는 목적은 전혀 없었다”며 “그루폰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당한 적이 없고 예비 입찰과 관계없이 지금까지도 최고 결정권자 사이에서 티몬 인수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위메프, 티몬 인수전 가세…티몬은 “거절”2015.01.02
- 그루폰 “티몬 대주주로 남을 것”2015.01.02
- 2014 소셜커머스 키워드 꼽아보니2015.01.02
- 소셜커머스, 오픈마켓·홈쇼핑 업계와 힘겨루기 나선다2015.01.02
티몬 관계자는 “과거에 한 인수 제안을 이미 그루폰이 거절 했음에도 지금에 와서 인수 의향을 공식화 하는 건 일반적인 M&A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당사 임직원과 파트너사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거래를 방해하거나 흔들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루폰이 상장사기 때문에 미국 증권거래법에 따라 표현을 하는데 제약이 많아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점 양해해 달라”면서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 선점을 노리려는 것이 이번 투자 유치의 목적이다. 한 달 정도면 윤곽이 나올 것이므로 믿고 기다려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