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삼성전자 올해 실적 전망은?

2013보다는 못해도 2014보다는 나아질 듯

일반입력 :2015/01/08 14:56    수정: 2015/01/08 18:10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 바닥을 친 이후 4분기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는 사업부별 고른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실적은 올해 올라갈 일만 남았고 스마트폰도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8일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액을 220조원, 영업이익을 25조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매출액 229조원, 영업이익 36조원을 기록한 2013년 수준보다는 못해도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3분기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5조2천억원의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 47조5천억원 대비 9.59%, 영업이익은 4조1천억원 대비 28.1% 늘었다.

반도체는 올해도 공정 기술 격차 확대로 지난해 이상의 실적으로 매출,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사업부는 올해 연간으로는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는 떨어지겠지만 지난 2, 3분기와 같은 급격한 하락세는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모리 기술격차 벌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쟁사와의 메모리 기술격차를 벌렸다. 메모리 업계에서 공정 기술격차가 커진 것은 시장에서의 주도권이 커졌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20나노 공정 D램 양산을 시작했다. 경쟁사들은 올 연말에나 20나노 공정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 3D 공정도 아직까지는 삼성전자만이 양산을 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경쟁사와의 공정 기술격차는 1년 6개월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D램에서 20나노 이하 공정 양산이 어려운 이유는 소재, 공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나노 D램 양산에 초박형 유전막 형성 기술, 개량형 이중 포토 노광기술을 도입했다. 소재, 공정 전환 기술이 뒷받침이 돼야 20나노 이하 공정 양산이 가능하다.

올해도 공정기술 우위로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 지난해 이미 지난 3분기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매출 성장률은 20%를 넘어섰다. 시장 평균 성장률인 11%를 훌쩍 뛰어넘었다. 시장점유율도 7분기만에 40%대를 넘긴 42.3%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유일하게 32개층 적층에 성공했다. 이 시장 2위 업체인 도시바는 아직까지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LSI‧디스플레이 실적 회복

올해는 스마트폰에 영향을 받았던 후방 사업, 시스템LSI, 디스플레이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실적 하락세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중소형 AMOLED의 가동률이 상승세고 시스템LSI도 삼성전자 내부와 애플 등 외부 거래선의 제품 적용이 지난해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2년과 2013년 2년 동안 3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진의 영향으로 큰 폭의 실적 하락세를 겪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을 전년도 2조9천억원에서 크게 낮아진 3천억~6천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는 다시 1조원대의 영업이익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 회복세는 AMOLED의 가동률 상승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MOLED 다변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HD에서 QHD까지 이어지는 여러 종의 해상도 제품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중저가 제품으로까지 AMOLED 적용을 확대했다. 한편으로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스마트폰 제조사, 미국 태블릿 업체 등으로 거래선을 넓혔다. 그동안의 노력이 올해 실적으로 보상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스템LSI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분야다. 시스템LSI는 올해 내부 거래선, 파운드리 모두 실적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스템LSI 라인업을 정비하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모뎀, RF칩 등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모뎀도 지난해 하반기 엑시노스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통일하고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내부 고객인 IM사업부에서의 대한 제품 적용 다양화가 전망된다.

파운드리도 올해 전망이 좋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4나노 핀펫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TSMC 등 경쟁사보다 빠른 공정 전환이다. 올해는 시스템LSI 실적 하락세의 원인이었던 애플 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공급 물량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바닥 찍었다

스마트폰도 올해는 상승세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IM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에 1조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3분기만에 반도체사업부에 추월당했다.

증권업계는 올해도 연간으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분기별로 보면 지난 3분기 1조7천억원 수준의 낮은 영업이익을 또 다시 기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IM사업부는 저점을 지났다”며 “연간으로는 실적이 낮아질 수 있겠지만 원가경쟁력을 갖춰 지난 2, 3분기보다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제조비용 상승 요인으로 꼽혔던 중저가 모델의 숫자를 대폭 줄여 비용을 절감하면 실적 회복세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뉴욕 IR 행사에서 중저가 라인업을 25~30%선까지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모델 정리 작업은 상반기 중 완료될 전망이다.

올해 IM사업부는 매출액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샤오미에 이어 원플러스 등이 갤럭시에 비해 절반 가격으로 고사양 제품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중국 업체들의 가격 정책이 프리미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매출액 확대는 제한적이겠지만 적어도 지난 3분기 수준의 하락세는 아닐 것이라는 예상이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M부문은 경쟁력 개선이 가능하다”며 “중저가 스마트폰 역량 강화, 모델 수 축소, 개발비 절감 등을 통해 2015 년 스마트폰 영업이익률 9% 수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