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에 특허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는 것일까? 애플이 주도하는 록스타 컨소시엄이 특허권을 매각하면서 안드로이드업체를 상대로 제기했던 특허 소송도 함께 취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 시각) 록스타 컨소시엄이 특허권 4천건 가량을 9억 달러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PRX란 업체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PRX는 다른 기업들이 특허소송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허 클리어링 하우스로 유명한 곳이다.
록스타는 특허권 매각과 함께 삼성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단말기 생산업체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도 취하했다. 록스타는 지난 달엔 구글과 소송을 합의로 끝낸 데 이어 단말기 업체와의 소송 마저 취하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모든 특허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애플은 삼성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 소송 외에는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특허 전쟁을 사실상 모두 마무리하게 됐다. ■ 지난 달엔 록스타-구글 '전쟁 종결' 선언
록스타는 지난 2011년 노텔 특허권을 인수하기 위해 결성된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은 애플이 주도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 에릭슨, 소니 등이 참여했다. 록스타는 당시 구글과 경쟁한 끝에 44억 달러에 노텔 특허권 6천건 가량을 인수했다.
구글과의 특허권 매입 경쟁에서 승리한 록스타는 곧바로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칼날을 겨눴다. 지난 해 10월 노텔 특허권을 앞세워 구글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 주요 업체들을 무더기 제소한 것.
록스타가 소송을 제기한 지 2개월 뒤인 지난 해 12월엔 구글이 록스와 자회사인 모바일 스타 테크놀로지를 제소했다.
양측은 이후 소송 지역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록스타 측은 특허권자의 승소 비율이 높은 텍사스 동부지역법원을 고집한 반면, 구글 진영은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이 싸움에선 구글 쪽이 승리했다. 연방항소법원이 지난 10월 삼성, 구글 등 주요 안드로이드 업체들과 록스타 컨소시엄 간의 특허 소송을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으로 이관하라는 직무집행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후에도 록스타와 안드로이드 진영은 한 동안 팽팽한 힘겨루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지난 달 말 구글과 록스타와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면서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런 상황에서 록스타가 특허권 상당 부분을 매각하고 안드로이드 단말기 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하면서 1년 여에 걸친 특허 전쟁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 특허권 활용 최고 방법은 소송이 아니라 라이선싱
록스타 특허권을 매입한 PRX는 앞으로 별도 신디케이션과 30개 기술 기업에 라이선스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PRX로부터 특허권을 라이선스할 기업 중엔 구글과 시스코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암스터 PRX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평화가 찾아 왔다”면서 “이제 사람들은 소송이 아니라 라이선싱이 특허권을 이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란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록스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 불고 있는 ‘데탕트 바람’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년 여 기간 동안 치열한 특허 전쟁을 벌였던 스마트폰 시장은 올 들어 조금씩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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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양대 플랫폼 보유업체인 애플과 구글이었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3개월 뒤인 지난 8월엔 삼성과 애플이 미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두 회사는 미국에서 벌어진 1, 2차 특허 소송의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