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는 ‘게임 산업 진흥 중장기계획’을 발표했다. 최소 2천3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활용해 게임 산업 진흥에 나서겠다는 것.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체부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것은 국내 게임 산업이 위험에 빠졌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하지만 문체부의 계획에는 ‘차세대 게임 산업 신영역 창출’과 ‘게임 산업 재도약 기반 마련’, ‘게임 인식 제고를 통한 가치의 재발견’이라는 거창한 3대 전략뿐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문체부가 느낀 대로 국내 게임 산업의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국내 게임 시장은 지난 2012년 보다 0.3% 하락한 9조7천189억 원 규모로 2008년 이후 최초로 감소 성장했으며 올해는 여기에서 1.8% 더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끌어 온 온라인 게임 시장의 하락세가 심각하다.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9.6% 축소됐으며 올해에는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참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온라인 게임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은 1위인 중국이 53.2%로 절반 이상이며 뒤이어 한국과 미국이 각각 21.3%, 8.1%씩을 차지한다. 문제는 1위인 중국과의 격차는 증가하는 반면 3위인 미국과의 격차는 저차 감소하고 있다는 것.
이에 전년 대비 국내 게임 산업의 수출 증감률은 지난 2011년 48.1%에서 2012년 11.0%, 지난해 2.9%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게임 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러니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욱 확산되고 신규 게임 개발 감소와 국내 게임 산업 인력의 해외진출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지난 18일 문체부가 향후 5년간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다른 국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육성책을 펴고 있다. 세제 혜택이 단골 메뉴다.영국은 게임 산업의 태동기인 지난 1997년에 ‘창조 영국’ 정책을 발표하고 게임 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게임 개발 비용의 80%까지 세금을 25% 감면하며 게임 산업 관련 연구개발(R&D) 지출에 대한 세제 혜택은 200%에서 225%로 확대 적용했다.
이어 지난 2012년에는 게임을 비롯한 3대 핵심 창조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안을 발표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이를 통해 최소 4천7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1억8천만 달러(약 1천908억 원)의 투자 유지 효과가 발생할 거라고 전망했다.
영국은 지난 8월에도 영국다운 게임을 만든 개발사들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제도를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다. 테스트를 통과한 게임 회사에 제작비의 25%에 달하는 세금 감면 혜택을 준다는 내용으로 이를 통해 매년 약 3천500만 파운드(약 588억 원)의 절세 혜택이 제공될 전망이다.
캐나다는 주정부가 나서 게임 산업을 지원한다. 유비소프트, 스퀘어 에닉스 등 세계 유수의 게임 업체들이 캐나다로 이주한 이유다.
캐나다 퀘벡주정부의 경제개발공사인 인베티스먼트 퀘벡은 정부지원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개발사가 지급하는 급여의 30%를 세금환급 방식으로 지원한다. 게임이 프랑스어를 지원할 경우에는 최대 7.5%의 감세 혜택이 추가로 제공된다.
캐나다에는 퀘벡 외에도 몬트리올, 밴쿠버, 토론토 등의 지역에 게임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혜택은 결국 선순환 된다. 일례로 유비소프트는 캐나다 퀘벡주에 위치한 퀘벡대학과 게임 개발 및 인력양성을 위한 협정을 체결하고 인재 양성을 위해 1천600만 달러(약 176억 원)를 투자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2007년 게임 개발 및 유통에 대한 세금 감면 정책을 실시, 2008년 한 해 동안만 약 37%의 기업이 총 17만 유로(약 2억3천만 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받았다. 19일 현재 프랑스 게임 기업들은 최대 20%의 세금 혜택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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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 기타 국가들도 다양한 세금 감면 혜택을 통해 게임 산업 진행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게임 산업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알맹이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며 “다른 국가들이 다양한 세금 감면 혜택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